"콤보는 정가, 한마리 30% 할인"…치킨값 왜 그런가 했더니

AI 확산에 수급 불안 "닭다리·날개 어디 없소? 회사 대표까지 나섰다"
치킨 한마리 제품 할인 통해 수요 분산 전략…발주량 조절 나서

 

 # 국내 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 A씨는 이번 주 내내 지방 출장 중이다. 하지만 그가 향한 곳은 프랜차이즈 대리점이 아니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도계업체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부분육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직접 발품을 팔며 부분육 납품 약속을 받아내고 있다. 그는 "당분간 지방 출장을 자주 다녀야할 것 같다"며 현재 수급 상황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AI 여파로 닭고기 부분육 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살처분과 이동제한뿐 아니라 이에 따른 시세 급등으로 부분육 생산이 감소하고 있어서다. 특히 과거에는 '한마리'를 시키는 소비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닭다리와 닭날개로 이뤄진 부분육 주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AI 확산으로 생계 시세 급등…부분육까지 악영향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B사는 전국 가맹점주에 부분육 발주량을 100% 맞춰주기 어렵다고 공지했다. 고객에게도 일부 매장의 경우 윙·콤보 메뉴 주문이 어려울 수 있다고 알린 상황이다.

부분육 수급 불안정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AI 때문이다. AI가 발생하면 주변 가금 농장의 예방적 살처분과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이미 지난해 고병원성 AI 첫 발생 이후 현재까지 1900만마리 이상이 살처분됐다.

이에 따라 양계업체는 살처분과 이동 중지 명령을 우려해 평소보다 빨리 생계 출하를 결정한다. 부분육의 경우 프라이드에 주로 쓰이는 10호와 달리 12호에서 다리와 날개를 분리한다. 결국 12호까지 성장한 생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생닭 납품 구조도 부분육 절대 부족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와 도계업체는 일정한 납품 가격 범위를 정하고 대량으로 장기 계약한다. 아무리 생닭 가격이 올라도 그 이상으로 올릴 수 없다. 반대로 시세가 하락해도 안정적인 가격으로 거래하는 구조다. 

문제는 생계 시세가 예상보다 급등했다는 점이다. 도계업체 입장에선 높아진 원자재 가격에 추가 인건비까지 투입해야 하는 부분육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생계(1㎏·중) 시세는 2390원으로 1년 전(1690원)과 비교해 41% 올랐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본사 직원이 결정할 수 없는 사항을 대표가 직접 나서 해결하고 있다"며 "부분육 계약 단가를 소폭 조정해 도계업체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킹 콤보(bhc치킨 제공)© 뉴스1

◇ 가맹점주 발주량 조절 나서…할인행사는 '한마리' 메뉴만

프랜차이즈 본사는 물량 확보 노력과 동시에 발주량 조절을 가맹점주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고객에게도 부분육 메뉴 임시품절 가능성을 알리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

특히 할인 행사를 한마리 메뉴에 집중해 소비 분산이란 자구책을 꺼냈다. 당장 부분육이 부족한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가맹점주와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최근 닭고기 소비 형태 변화로 부분육 선호현상이 뚜렷해 물량 부족은 본사와 가맹점주 매출 하락으로 직결된다"며 "부분육 소비가 워낙 증가한 상황이라 한번에 해결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단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단기적 수급 불안정에 따른 치킨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치킨은 소비자 밀접도가 높아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 매출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며 "AI가 소멸하면 원자재 가격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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