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5개월 남았는데 어쩌란 건가"…수험생·학부모는 혼란

"정확한 설명 필요" "논술 해야 하나"…학원가 '뒤숭숭'

6·9월 모평으로 수능 대비하는데…남은 건 9월 모평뿐

 

"대통령이 말한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수능이 5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해요."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방향성에 관해 언급한 이튿날인 16일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윤 대통령에게 교육개혁과 관련된 업무보고를 한 뒤 윤 대통령이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수능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표정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올해 수능 난이도에 변화가 오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역력했다.


고교 3학년생인 송모씨(19)는 "학교에서 배운 것만 내라고 하면서 변별력 있게 출제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수능이 쉬워질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 하던 대로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수생인 신모씨(20)는 윤 대통령이 '쉬운 수능'을 주문한 것이 재수생인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까 걱정했다. 신씨는 "재수를 하니 더 불안한 마음에 심화까지 훑으려고 노력하는데 갑자기 수능이 쉽게 나올 수도 있다고 하니 허탈하다"며 "뭘 어떻게 준비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쉬운 수능' 논란으로 확산되자 교육부와 대통령실은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은 난이도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 공정한 수능이라는 기조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입시 불안감은 오히려 가중되는 분위기다.


수험생의 학부모들은 잔뜩 격앙된 모습이었다. 수험생은 6월·9월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수능을 대비하는데 대통령의 한마디가 수능 출제 방향이나 난이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고3 학부모 김모씨(52)는 "수능 입시를 경험해 본 사람도 아니고 교육 전문가도 아닌 대통령이 6월 모의평가도 지난 시점에 갑자기 출제 방향을 언급하는 건 잘못"이라며 "수능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불안해 논술과 같은 수시 전형을 더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송파구 삼전동에 거주하는 고3 학부모 이모씨(49)도 "대통령의 한마디에 교육 정책을 호떡 뒤집 듯 바꾸는 것을 보니 황당하다"며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정확한 설명을 해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대치동의 대형 입시학원들은 수능 출제 방향이나 난이도 예측 가능성이 급격하게 줄어들자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기존 강의 운영 방향을 당분간 유지하는 분위기였다.


A 입시학원의 고3 상담실장은 "학교에서 배운대로 내라고 하면서 변별력 있게 출제하라는 말이 상당히 애매하다"며 "예측할 수 없으니 입시학원들은 (쉬운 수능에 대한 대비는 물론) 심화까지 모두 대비할 수 있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쉬운 수능이 되고 EBS 연계 정도를 높인다면 등급컷이 높아질 테니 '만점 싸움'이 돼 작은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쉬운 수능이라도 치열하긴 마찬가지"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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