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보름 만에 북한 발사체 인양 성공… 원통형 표면에 '천마' 표기

 

5월31일 서해 추락한 '천리마-1형' 2단 추진체 추정
원형 고리도 추가 인양… 평택 옮겨 정밀분석 예정

 

우리 군이 지난달 말 서해 떨어진 북한의 우주 발사체 '천리마-1형'의 일부를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5일 오후 8시50분쯤 전북 군산 어청도 서남방 200여㎞ 해역 수심 약 75m 해저에서 '북한 주장 우주 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잔해물을 인양했다"고 16일 밝혔다.

군이 인양한 북한 발사체 잔해는 길이 약 12m, 직경 2~3m 크기의 원통형 물체로서 북한이 발사했다는 '천리마-1형' 로켓의 2단 추진체인 것으로 보인다.

합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번에 인영한 북한 발사체 잔해 표면엔 글자 '천마'와 하늘을 나는 말의 모습을 형상화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실어 발사했으나, 이 발사체는 1단 추진체 분리 뒤 2단 추진체 고장으로 당초 계획했던 고도에 오르지 못한 채 서해상에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북한 발사체 추락 당일 곧바로 2단 추진체 추정 원통형 물체를 찾아내 그 인양 작전을 개시했다. 그러나 당초 군 당국은 '인양 작전이 사흘 내에 끝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보름의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합동참모본부가 지난달 31일 발사에 실패해 서해에 떨어진 북한 주장 '우주 발사체' 일부를 인양했다고 16일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3.6.16/뉴스1
합동참모본부가 지난달 31일 발사에 실패해 서해에 떨어진 북한 주장 '우주 발사체' 일부를 인양했다고 16일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3.6.16/뉴스1


합참은 "군은 잔해물을 인양하기 위해 해군 구조함·소해함 등 10여척, 심해 잠수사 수십명 등을 투입해 인양작전을 펼쳤다"며 "75m의 깊은 수심과 강한 조류, 50㎝ 정도의 시야, 인양줄 연결이 제한되는 원통형 잔해물 등으로 인양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 군은 발견한 북한 발사체가 가라앉지 않도록 즉시 노란색 '리프트백'(lift bag)을 묶어두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지만, 중량 자체가 큰 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사체 내부에 계속 물이 차면서 해저로 가라앉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한다.

군 당국은 이번 주 들어 북한 발사체 추락 해역의 조류 흐름이 느려지자 발사체 양 끝에 'ㄷ'자 모양의 강철 고리를 걸어 해군 구조함의 크레인으로 인양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리 접합 부위가 부러지는 바람에 작업을 중단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작전 요원들은 부러진 부위에 철사를 꼬아 만든 와이어와 'ㄷ'자 모양 강철 고리를 다시 설치하고 발사체 하단부의 구멍에도 와이어를 묶어 인양 작업을 재개했고, 수면 아래 10m까지 끌어올린 뒤엔 발사체가 수면 위로 올라올 때 발생하는 장력 때문에 와이어가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보강조치를 취해 최종적으로 구조함 갑판까지 옮기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합참 관계자는 "인장 강도를 느끼면서 (북한 발사체를) 굉장히 천천히 끌어올렸다"며 "잠수사들이 마지막 작업 뒤 수면 위로 올라오는 시간 데도 1시간 반 이상이 걸릴 정도로 천천히 인양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군의 북한 발사체 인양 작전 도중 인근 해역에 중국 선박이 출몰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번에 북한 발사체가 떨어진 해역은 공해(公海)인 '한중 잠정조치수역'이었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르면 공해상의 물체는 먼저 인양하는 쪽이 소유권을 갖는다.

합동참모본부가 지난달 31일 발사에 실패해 서해에 떨어진 북한 주장 '우주 발사체' 일부를 인양했다고 16일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3.6.16/뉴스1
합동참모본부가 지난달 31일 발사에 실패해 서해에 떨어진 북한 주장 '우주 발사체' 일부를 인양했다고 16일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3.6.16/뉴스1


다만 합참 관계자는 "중국 측 인원이 잠수하거나 우리 군의 탐색을 방해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이달 5일엔 북한 발사체의 잔해 중 일부로 추정되는 직경 약 2~3m 크기 원형 고리 모양의 다른 물체도 발견해 인양했다.

우리 군은 이후에도 북한 발사체 추락 해역에 함정·항공기를 투입해 추가 잔해물 탐색을 위한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군의 추가 탐색 작전에서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 본체나 '천리마-1형'의 주엔진 등 주요 구성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할 경우 북한의 감시정찰 역량과 발사체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달했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북한의 대북제재 준수 여부, 중국·러시아 등으로부터 기술 이전 여부 등에 대한 확인도 가능할 전망이다.

군 당국은 현재까지 인양한 북한 발사체 잔해를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로 이송했으며, 앞으로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비롯한 관계기관, 그리고 미국 정보당국 등과 함께 정밀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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