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로 돈 모아 구했는데"고양 오피스텔 전세사기 대학생 등 50명 피해

이중계약 공인중개사 보증금 들고 잠적

 

 경기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공인중개사가 집주인과 세입자들을 속이고 전세보증금을 갖고 잠적한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의 ‘예일센스빌1차’ 오피스텔의 임차인들이 해당 건물 1층에 있는 A부동산중개업소의 중개사로부터 이중계약으로 인한 사기를 당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중개업소 대표와 실장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해당 건물은 지난 2002년 입주가 시작된 9층, 90여 실 규모의 오피스텔로 주변보다 저렴한 임차비용으로 인근 한국항공대나 사회초년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오피스텔 주인으로부터 계약체결을 위임받은 공인중개사가 집주인에게는 월세계약이라고 속이고 세입자들과는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전세보증금을 갖고 잠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20여명이지만 A중개업소를 통해 전셋집을 구한 세입자가 50여명에 달해 전세보증금이 각 실당 6000만~7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피해 금액은 3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잠적한 중개업자는 “집주인이 해외에 있어 연락이 잘 안된다”며 대리인 위임장을 보여주며 본인 통장을 통해 전세보증금을 입금받고, 집주인에게는 매달 월세 30만~40만원을 송금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전세사기 여파로 젊은 층의 전세계약 기피 현상이 확산되면서 일부 세입자들이 계약만기를 앞두고 보증금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일부 세입자가 결국 보증금 반환을 위해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했지만 집주인으로부터 “월세 계약인 줄 알았다”는 황당한 답변을 받은 뒤에야 이중계약 전세사기라는 사실을 알게 돼됐다.  

한 대학생 피해자는 “아르바이트 한 돈과 부모님이 보태주신 돈으로 어렵게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언론에서나 보던 사기를 직접 당하게 돼 당황스럽다”며 “집주인도 몇 달째 월세 입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해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전했다.

현재 A공인중개사 사무소는 굳게 닫혀 있는 상태로, 취재를 위한 수 차례의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