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선결제했는데" 이번엔 요가원 '먹튀'…500명 발동동

 

'새단장' 위해 휴업 공지했지만 직영점 영업 중단 '연락 두절'
요가원 회원, 본사 대표 사기 혐의로 고소…경찰 수사 착수

 

유명 헬스클럽에 이어 전국에 지점을 둔 중소 프랜차이즈 요가원이 문을 닫으면서 약 500명의 회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새단장'을 이유로 잠시 문을 닫는 것처럼 회원들을 속인 정황이 포착돼 '먹튀 폐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피해를 입은 회원들은 이 업체 대표를 경찰에 고소하고 공동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회원 500명이 각각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200만~300만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까지 서울 서초경찰서와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프랜차이즈 요가원 A사의 대표 김모씨에 대한 사기 혐의 고소장이 각 3건, 14건 접수됐다.

◇ '새단장' 때문에 한달간 운영중단한다더니…연락두절

A요가원은 지난 2014년에 설립된 프랜차이즈 업체로 이번에 문제가 된 서울 강남과 부천 상동점을 포함해 경기도 등 전국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들에 따르면 A요가원 서울 강남점과 부천 상동점은 지난 4월말~5월초께 "새단장으로 한달 간 운영을 중단한다"는 취지의 안내문을 공지했다.

당초 문을 다시 열겠다고 약속한 5월말부터 약 3주가 지났지만 요가원 측은 영업 재개 시점을 알리지 않고 있다. 현재 두 직영점은 문을 닫았고, 전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문의에도 답이 없는 상황이다. 

요가원 측과 연락이 두절되면서 500명가량의 회원들이 수업 중단과 함께 납부한 수강료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회원 별로 많게는 200만~300만원가량의 회원권을 결제한 것으로 파악된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강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13일 오후 방문한 A요가원 강남점(서울 서초구 소재)의 문은 굳게 닫힌 채 조명은 꺼져 있었다. 유리문에는 우체국 등기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미수령 딱지'가 10개나 붙어 있었다. 도시가스 검침을 위해 방문했다는 안내문도 걸려 있었다.

인근 상인에 따르면 한달 전만 해도 이 요가원은 퇴근 후 운동하려는 이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하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요가원의 문은 닫혀 있다.

 지난 13일 방문한 A요가원 강남점은 문이 닫혀 있었고 조명도 꺼진 상태였다. 문에는 우편물 도착 안내서 10개가 붙어 있어 오랜 기간 영업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2023.6.13/뉴스1 © News1 서상혁 기자
 지난 13일 방문한 A요가원 강남점은 문이 닫혀 있었고 조명도 꺼진 상태였다. 문에는 우편물 도착 안내서 10개가 붙어 있어 오랜 기간 영업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2023.6.13/뉴스1 © News1 서상혁 기자


◇ 3월부터 할인 행사…'먹튀 폐업' 의심

회원들은 리뉴얼을 위한 중단이 아닌 고의적인 폐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점포는 영업 중단을 예고하기 2개월 전인 지난 3월부터 수강료 할인 등의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폐업 직전 이벤트를 통해 고객을 끌어모으는 건 이른바 '먹튀' 업체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강남점 회원 이모씨는 "요가원 수강료가 저렴한 편은 아니었는데, 지난 3~4월부터 대폭 할인을 시작했다"며 "일부 회원은 대표가 개인 계좌를 통해 현금으로 수강료를 받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천 상동점 회원 최모씨는 "요가원에 다니는 6년 동안 영업을 중단하고 새단장을 하는 일은 한번도 없었다"며 "회원들이 대표의 번호 등 어떠한 방식으로도 연락을 취해도 받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번 사태와 무관한 A요가원 다른 가맹점도 피해를 받고 있다. 두 지점의 영업 중단 이후 회원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가맹점 관계자들은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점과 달리 점주가 직접 운영하는 가맹점포라 이번 사태와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정상 영업 중인 A요가원의 한 가맹점 관계자는 "매일같이 문의가 오지만 우리도 본사와 연락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며 "상호명 변경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가 발생한 두 직영점 회원들은 SNS 오픈채팅방,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추가 고소를 비롯한 후속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140여명이 참여 중인 오픈채팅방에서 현재 30여명이 추가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은 A요가원 대표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피해 규모를 확인한 뒤 A요가원 본부 대표 김모씨를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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