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 '20㎝ 창문 틈' 통해 탈주 베트남인 10명 모두 신병 확보

 3명 검거·7명 자수…불법체류자로 강제 출국 우려 도주 추정

경찰·출입국사무소 조사 마친 뒤 강제 퇴거 등 조치

 

불법 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다 지구대에서 집단 도주한 베트남인 10명의 신병이 모두 확보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와 함께 출입국 관리법 위반 등으로 출입국사무소 두 기관에서 각각 조사를 마친 뒤 본국으로 강제 퇴거 등의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12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15분쯤 도주 베트남인 30대 초반 A·B씨가 경찰에 자수했다.


앞서 오후 5시쯤에는 30대 C씨가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원룸에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C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지인의 원룸에 숨어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오후 2시30분쯤에는 D씨가 광주 출입국사무소에 자수했다. 출입국사무소 측은 D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경찰에 자수 사실을 알렸다.


자수한 이들은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도주 베트남인 10명 중 3명이 검거됐고, 7명이 자수했다.  


이들은 모두 불법체류자로 공장에서 일하거나 농촌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들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검거될 경우 강제 출국 또는 추방을 우려해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게 불법도박과 도주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와 함께 출입국 관리법 위반 등으로 출입국사무소 두 기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강제 퇴거 등의 신병처리가 정해질 방침이다.


앞서 전날 오전 3시16분쯤 광주 광산구 월곡동 한 단독주택에서 1500만원 상당의 베트남 민속 도박으로 분류되는 카드게임 이른바 '타이타이'를 한 베트남 국적 23명이 시민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후 이들은 불법도박 혐의로 경찰에 연행돼 월곡지구대 회의실에서 기초조사를 받던 중 10명이 15도 가량 열리는 폭 20㎝ 창문을 통해 달아났다.


경찰은 이들을 현행범 체포한 뒤 지구대 호송과정에서 도주하려는 움직임이나 별다른 저항이 없자 수갑을 채우지 않았다.


이후 차례대로 기초조사를 실시했고, 나머지 베트남인들은 지구대 내 회의실에 대기하도록 했다. 당시 지구대에는 근무조 1개팀 7명과 기동팀 5명 등 총 12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실은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으나 조사 공간과 문으로 연결돼 경찰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이들을 감시하는 인원을 지정해 배치했지만, 감시관들이 다른 일을 하는 사이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순차적으로 조사를 하는 어수선한 틈을 타 오전 6시3분부터 13분까지 10명이 회의실 벽면 시스템 창문을 통해 달아났다. 창문은 15도 가량 열리는 폭 20㎝로 비좁았지만, 체구가 비교적 왜소한 이들이 창문을 통과해 빠져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도주를 파악한 시간은 오전 6시40분쯤이었다.


도주자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신발을 벗고 맨발로 도주했다. 휴대전화를 끄거나 유심칩을 제거하기도 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들의 뒤를 쫓았으나 10명 중 7명이 타인의 신분을 도용하고, 언어 문제로 탐문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광주 경찰까지 90여명의 경력이 투입돼 수색 범위를 전남과 전북지역까지 확대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공조해 자수 문의가 올 경우 사무소에서 설득하거나 조사를 받게 하는 등의 연계 방안도 세웠다.


이밖에도 도주자들의 지인과 지역 외국인 사회의 협조를 얻어 자수를 권유하기도 했다.


경찰은 도주자들의 신병을 모두 확보한 만큼 피의자 관리를 소홀히 한 지구대 직원들에 대해 감시 태만 또는 피의자 관리 지침 위반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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