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해 보고 싶어서"…범죄방송 보며 '잔혹살인' 준비한 20대 여성

 

부산서 또래 여성 살해·시신 유기한 피의자 진술
도서관서 범죄서적 빌리기도…신상공개 여부 곧 결정

 

부산에서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20대 여성이 "실제로 살인하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범행 석달 전부터 인터넷에 살인과 관련한 검색 등으로 '잔혹 범죄'를 철저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1일 피의자 A씨(23)가 인터넷 및 방송 범죄 수사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아 살인에 대한 충동이 생겨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앱을 통해 '영어 과외 선생님을 구한다'는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자 B씨(20대·여)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이틀 전 앱에서 B씨를 처음 알게 됐고 학부모 행세를 하며 '중학교 3학년 아이를 보내겠다'고 말했지만, 사건 당일 본인이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B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A씨는 B씨에게 자신이 중학생이라고 말했고, 잠시 대화를 나눈 뒤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를 살해하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시신 훼손 및 유기를 위해 캐리어와 흉기를 챙긴 뒤 마트에서 범행 물품을 추가로 사들였다. 이후 B씨의 집에서 시신을 훼손하고 캐리어에 담은 뒤, 27일 새벽 자신의 집에서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의 낙동강변 풀숲에 시신을 유기했다.

당시 택시 기사가 새벽 시간대 A씨가 캐리어를 끌고 풀숲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A씨는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시신 일부는 B씨의 집에서 발견됐다.

A씨는 범행으로부터 3개월 전 인터넷에서 살인과 관련한 검색을 했다. 평소 인터넷이나 방송 매체에서 범죄 수사 관련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고, 이로 인해 살인 충동이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도서관에서 범죄와 관련한 소설을 빌리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A씨가 부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모습.(부산경찰청 제공)
지난달 26일 오후 A씨가 부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모습.(부산경찰청 제공)


당초 A씨는 B씨와의 말다툼으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속속 계획 범죄임을 입증하는 증거가 나오자 "살인해 보고 싶어서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진술을 바꿨다. 이같은 심경 변화에는 본인 가족의 설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신 유기 장소는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않았고,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곳이 낙동강변이어서 이곳에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B씨의 휴대전화, 신분증 등을 유기 현장에 챙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혼자 사는 여성을 타깃으로 범행 전부터 물색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자 한 명이라면 자신이 충분히 범행을 저지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B씨 이외 다른 사람에게 접근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회적 유대 관계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이고 고등학교 이후 직업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사이코패스 여부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와 유족들, 자신의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주 중으로 A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또 경찰은 이날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A씨에 대한 신상 공개를 검토할 예정이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범행 수단의 잔인성, 국민 알권리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신상 공개를 할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