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친문 '부엉이 모임' 인사 등용…정권안정이냐, 편향인사냐

<왼쪽부터 정의용, 황희, 권칠승>

 

전해철·박범계 이어 황희·권칠승…두 달 새 4명 입각

전문성 논란 맞물려 불씨…"친문 입각해선 안된다니 비합리적"

 

문재인정부 임기 말 내각이 친문 핵심 인사들로 속속 채워지고 있다. 20대 국회 논란 끝에 해체된 친문 그룹 '부엉이 모임' 인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개각에서 하나둘 약진했다. 전문성 대신 친분을 중점에 둔 '부엉이 내각'이란 지적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들 가운데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2020년 12월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12월30일),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1월20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1월20일)가 부엉이 모임 출신 인사들이다. 

'부엉이 모임'은 노무현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모임으로 한때 40여명에 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성씨인 문(Moon)이 영어의 '달'을 의미해, 달을 밤새 지키는 부엉이들의 모임이란 뜻이다. 그러나 계파정치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밥 먹는 모임'이란 해명과 함께 2018년 해체됐다. 

전해철 장관은 이 모임의 좌장격이자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 중 1명이다. 황 후보자는 간사를 맡은 적이 있고, 권 후보자도 핵심 멤버였다. 박 후보자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회원이라 밝힌 바 있다. 전 장관과 황·권 후보자는 21대 국회인 지난해 11월 부엉이 모임의 '확장판'이란 주목 속에 출범한 '민주주의 4.0 연구원' 회원이기도 하다. 

도종환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장과 참석 의원들이 지난해 11월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친문 의원 중심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4.0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와 그 이후 중장기 정책과제 및 미래를 위한 혁신과제 등 담론의 연구, 개발 및 사회적 공론형성을 모임의 목표로 하고 있다. 2020.11.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와 더불어 이들 중 일부가 부처 업무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 논란을 키웠다. 전문성보다 계파와 친분에 중점을 둔 인사란 비판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황 후보자는 국회 국토교통위·국방위에서 활동해 문체부 관련 경험이 전무하다. 전 장관도 율사 출신으로 그간 법사위·정무위를 거쳐 주로 법무부 장관 하마평에 올랐었다.

다만 법무부 장관 하마평에 자주 올랐던 박 후보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을 거친 권 후보자는 전문성 논란에서 자유롭다. 

당내 친문들 사이에서는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은 적임자를 등용했다는 평이 우세하다. 임기 말 정권안정을 위한 친정체제 수순이 아니겠냐는 평가도 다수다.

지도부의 대표적 친문인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정활동 면에서 두드러지게 이름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실제로 내실 있는 리더십을 발휘했던 분들"이라며 "(황 후보자는) 당에서 복잡한 현안이 있을 때 함께 상의하는 모임에 항상 다리 역할을 해 왔다"고 말했다. 

또 "친문이라고 해서 4년 동안 문제 된 적이 없다"며 "5년 내내 친문이라고 불리는 의원들은 입각을 해선 안 되냐, 그런 비합리적인 논리가 성립됐다. 가십거리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진지하게 토론할 주제는 아니다"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친문 의원들만 골라갔다"는 불편한 기색도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대외적으로 소통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폐쇄적 인사 기조로 보일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20일) 황·권 후보자 등에 대한 개각과 관련해 "대통령 측근 말고는 장관 후보가 그리 없냐"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실천하는 사람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당 부처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라면 곤란하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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