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늘고 하락폭 줄었지만…부동산 회복 '시기상조'

 

“거래량 충분하지 않은 데다 수요 제한적”

 

서울 아파트 매맷값 하락폭이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일각에서는 보합을 넘어 상승 전환 기대감마저 보였다. 특히 거래가 늘면서 이 같은 전망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전반의 회복을 단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온다. 여전히 거래량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지난주(-0.04%) 대비 낙폭은 0.03%포인트(p) 줄었다. 이는 지난해 6월 첫째 주(6일 기준·-0.01%) 이후 최저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거래는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8월(4065건)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최종 거래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 여건 우수 단지 위주로 저가 매물이 소진되면서 매물가격이 상승하는 등 시장심리 회복으로 일부 상승 거래가 발생했다”면서도 “매수·매도 희망 가격 차이로 관망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여전히 매수자 우위로, 관망하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요가 한정된 고가 물건의 거래 등은 있지만 나머지 물건의 거래는 활발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급매 거래 이후 호가 자체가 높은 물건이 남았는데, (수요자 사이에서) 조금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강북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 절벽이 어느 정도 해소된 부분이 있지만 여전히 (물건을) 매수하려는 사람보다 매도자가 많은 실정”이라며 “매수자 우위로, 거래 성사를 위해 가격 조정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8.4로 나타났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가격 상승을 이끌 수요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가격) 하락폭이 줄어든 건 맞지만 저렴하면서 입지가 우수한 물건 등이 거래된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 회복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로 보인다”며 “사실 거래량도 과거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고, 오히려 매물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수요자들은 이미 거래를 한 상태인 데다 투자 유도 정책에도 수요가 진입하지 않고 있다”며 “하반기 수요는 제한적으로 보이는데, 매매 시장을 받쳐줄 전세가마저 하락한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가격 조정을 빠르게 겪으며 연착륙으로 전환됐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과거 가격 급등기 때 거래량이 5000~6000건이었던 것과 비교해선 (현재 거래량이) 부족하다 보니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는 힘들고, 하반기에는 횡보 상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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