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인플레 예측 왜 그렇게 틀렸을까…"과신은 금물"

영란은행 '실수의 축제' 행사…FT "일방적 예측오류"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과거 금융 위기에서 얻은 교훈을 기념하는 '실수의 축제(festival of mistakes)'에서 얼마나 배웠을까.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은 18일(현지시간) '실수의 축제'라는 이름의 행사를 개최했고 영란은행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최근 인플레이션 오판이라는 실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FT는 이날 '중앙은행의 예측은 왜 그렇게 틀릴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물가상승 압박의 심각성을 예측하는 실수를 저지른 금리 결정권자들이 고민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는 데에 실패했고 그 하락 속도를 과대평가했다. 영란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인플레이션의 규모와 지속성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결국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중앙은행들이 물가 안정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예측에 실패한 중앙은행들은 허겁지겁 금리를 서둘러 올리는 바람에 금융불안의 위험에 처했다. 게다가 중앙은행은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기 위해 절대적으로 신뢰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 신뢰도까지 위협 받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대중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신한 것이 총체적인 실패의 원인이라고 HSBC의 스티븐 킹 수석경제고문은 지적했다.

물가상승 압력이 평소보다 높아지면서 대중이 "중앙은행이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한다"고 믿기 시작했다. 그리 회의론이 팽배해지면서 중앙은행이 정책을 통해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주장보다 인플레이션 수치가 더 중요해진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특히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판단한 것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예측 중 하나"라고 케임브리지 퀸즈대학의 총장이자 알리안츠 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비난했다. 그는 연준이 기업 자료, 정책 조치의 함의를 좀 더 면밀하게 검토했다면 인플레이션 상승의 심각성을 더 일찍 알아 차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준은 예측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일방적'으로 예측한 실수를 범했다. 경제의 중대한 구조적 변화를 따라 잡지 못한 모델, 미시적 데이터를 너무 늦게 파악한 것, 집단적 사고 등이 이러한 오류의 원인일 수 있다고 엘-에리언은 설명했다.

이러한 지적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CB는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한 과오를 인정하고 앞으로 예측 모델보다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에 더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영란은행은 자신들의 실수가 예측방법의 오류 때문이 아니라 예측 불가항력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큰 충격의 결과였다고 반박했다.

대중이 중앙은행과 같은 기관의 예측 정확성을 곧이 곧대로 믿지 말라는 경고도 있다. 신용평가업체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알렉산드라 디미트리예비치 글로벌 리서치 대표는 예측의 목적은 소수점 마지막 자리까지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서술, 방향성, 위험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측은 결코 정확하지 않다"며 "문제는 얼마나 유용한지"라고 지적했다.

IMF의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작성하는 팀을 이끄는 다니엘 리는 예측이 틀리더라도 "예상되는 위험과 위험을 감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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