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바퀴에 70m 끌려간 2세 아이…어린이집 원장 금고 8개월, 운전자 징역형 집유

승하차 담당 보육교사 벌금형 등 관계자 모두 유죄

전치 12주 중상…법원 "안전 방치 과실 매우 엄중"


어린이집 통학버스에서 내리다가 운전자 과실로 차량 뒷바퀴에 가방끈이 걸려 약 70m를 끌려가 크게 다친 2세 아이 사고와 관련해 버스 운전자와 어린이집 원장, 보육교사들이 유죄 선고를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어린이보호구역치상) 혐의로 기소된 통학버스 기사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다고 19일 밝혔다.

함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 B씨에겐 금고 8개월이 내려졌다. 또 승하차 담당 보육교사 C씨는 벌금 500만원을, 나머지 보육교사 4명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7월12일 오전 9시쯤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한 어린이집 앞 도로에서 버스(25인승)를 세워 아이들을 내려주는 과정에서 차 뒷부분에 있던 2살 남아 D군을 보지 못하고 출발했다.

이때 D군의 가방끈이 차량 뒷바퀴에 말려들어 약 70m를 끌려갔다. 이 사고로 D군은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었다.

사고 차량은 어린이집 정문이 아닌 도로 방향으로 문이 열려 있어 아이들이 차량을 뒤쪽으로 돌아야만 어린이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 통학버스에서 영유아 승하차를 담당하던 보육교사 C씨는 D군이 차량 뒷바퀴에 있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 이후 B씨 등 일부 교사들은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피고인들은 모두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C씨는 재판에서 차량 내부에서 어린이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을 뿐 외부에서 발생한 사고에는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C씨가 동승 보호자로서 승하차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장 B씨에 대해서도 업무상 과실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하는 등 안전 방치로 인한 사고인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원장 B씨는 버스 승하차 등 안전 확보와 관련해 매우 큰 책임이 인정된다"며 "나머지 교사들도 승하차 위치상 안전 확보가 되지 않은 점을 그대로 넘겨버렸고, 영유아에 대한 안전 관리를 누구보다 엄중하게 인식했어야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는 피해자와 합의한 부분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금고형이 선고된 B씨에 대해선 법정구속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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