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세력에 라덕연 일당 외 OO회장님도"…점조직 있다

[주가조작사태] 8개종목 주가폭락 직전 처분했다는 재력가 회장님 일당 있어
권유로 4종목 샀다가 4억원 손해 본 투자자 "이득 본 작전 세력 분명 있어"

 

 지난달 24일 발생한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폭락 사건에서 라덕연 일당 외에도 일명 'OO회장님'으로 불리는 주가조작 세력이 있다는 피해자의 증언이 나왔다. 검찰이 점조직 형태로 주가조작에 가담한 세력들도 신속하게 수사해 줄 것을 촉구했다. 


◇"폭락 직전 8개 종목 대량 매도한 세력 있어"

지난 17일 만난 투자자 김민형씨(가명)는 평소 알고 지내던 재력가인 일명 'OO회장님'과 그 일당들이 주가 폭락 직전 대량의 8개 종목을 매도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4월 중순 이들 종목 중 보유하고 있던 4가지 종목을 매도하라는 회장님의 말을 들었지만 매도를 하지 않아 약 4억원의 투자금을 날렸다.

김씨는 "주가폭락 사태가 일어나고 나서야 큰 작전 세력이 움직여서 사태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전까지는 그냥 우량주 중 좋은 종목만을 추천해 준 것으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장님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폭락 직전 그 8개 종목을 모두 다 처분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 사람들이 큰 작전 세력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회장님을 포함한 주변 일당들은 작년부터 투자를 지속해 폭락(4월24일) 직전 주식을 처분해 원금의 3~4배의 이득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작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수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가 말하는 8개 종목은 다우데이타, 다올투자증권, 하림지주, 세방, 서울가스, 삼천리, 선광, 대성홀딩스다.

회장님 일당들이 이들 종목 중 한 회사의 대표이사를 만났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모 회사의 대표이사를 자기네들이 만났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었는데 특정 회사의 주식을 맞바꾸는 이야기 등도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5.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투자금 수조원 굴리는 후배 이야기…'라덕연 추정'

김씨는 이번 주가폭락·조작 사건으로 검찰에 의해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라덕연 일당을 직접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회장님으로부터 과거에 들었던 이야기(특정 기업 회장도 라씨 일당에게 투자했다는 등)들이 라덕연 관련 뉴스에서 나오고, 자기가 추천받았던 8종목이 정확히 라씨 일당들이 조작한 8종목과 일치했다는 점에서 OO회장님이 라씨 일당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회장님이 말하기를 후배 한명이 있었는데, 이 후배가 초반에 자금이 없어서 40억원가량의 초기 자금을 대줬고 이후 이 후배가 작년 기준 조원 단위의 투자금을 굴린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 후배가 라씨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회장님 일당이 작년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정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8종목의 상승폭이 하루 너무 크다고 생각되면 그 상승폭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주가조작 의심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김씨는 "작년에 회장님은 주가관리라는 표현을 썼는데 관리가 잘 안 됐을 때는 어디론가 전화를 해 직원에게 잘 하라고 주의를 줬다"며 "직원에게 하루 상승폭이 0.2~0.3%씩 올라가야 하는데 2~3%씩 올리면 어떻게 하냐고 말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태 직전 크게 이익 본 세력도 수사해야…검찰은 라씨 일당에는 추징보전

김씨는 4억여원 가까이를 이번 사태를 통해 잃었지만 직접 자신이 투자를 하고, 신분증이나 휴대폰을 일당들에게 맡기지는 않았다. CFD(차액결제거래)로 인해 원금을 모두 잃고 빚까지 얻은 사람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씨는 라씨 일당뿐만 아니라 여러 세력들 중에는 분명히 OO회장님처럼 크게 돈을 번 사람이 있는 반면 큰 피해를 본 사람들도 많이 있는 만큼 OO회장님과 같은 다른 세력들에 대한 수사도 강도 높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OO회장님' 등 다른 세력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냐는 질문에 "특정인을 지칭할 수는 없지만 사건과 관련해 여러 사람들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과 금융당국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를 구속한 직후인 지난 12일 라 대표 일당의 재산 2642억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청구했고, 법원을 같은 날 이를 인용했다.

기소 전 추징보전이란 피의자를 기소하기 전 범죄 수익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조치를 말한다. 추징 보전 대상은 라 대표의 부동산, 예금, 주식, 암호화폐, 법인 명의의 부동산, 사무실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등이다.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라 대표, 전직 프로골퍼 안모씨, 호안에프지 대표 변모씨 등 3인방은 현재 모두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자본시장법위반법상 시세조종·무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은닉법 위반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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