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권 대통령 최초 2년 연속 광주행…장관·참모·여당 '총집결'

尹 '오월의 어머니'들과 묘역 입장…오른 주먹 불끈 쥐고 곡 제창

윤석열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을 맞은 18일 광주를 다시 찾았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유가족들에게 "임기 내내 매년 오겠다"고 했던 약속을 이행한 것으로, 취임 후 매년 광주를 찾은 최초의 보수정권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 대부분과 대통령실 참모진,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여당 의원 대다수가 광주로 집결했다.

정부·여당이 5·18 민주묘지에 '총출동'하는 광경은 지난 보수정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윤석열 정부만의 특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과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를 찾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묘역에 도착해 '민주의 문' 앞에서 5·18 민주화운동에서 가족을 잃은 '오월의 어머니' 15명을 직접 맞이하고 추모탑까지 함께 걸어갔다. 이는 정부 주요 인사들과 함께 입장하는 관례를 깬 모습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비가 내려 대다수 참석자들이 우의를 착용했지만, 윤 대통령은 우의를 입지 않고 검은색 정장에 넥타이 차림으로 단상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오월의 정신 아래 우리는 하나"라며 국민 통합의 정신을 강조하고, 오월의 정신을 계승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오월정신 국민과 함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5.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윤 대통령은 오월의 어머니들을 향해 "사랑하는 남편, 자식, 형제를 잃은 한을 가슴에 안고서도 오월 정신이 빛을 잃지 않도록 일생을 바치신 분들"이라며 "용기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부처 장관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임의 행진곡'을 제창하는 장면도 재연됐다. 곡이 시작되자 윤 대통령도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손 주먹을 흔들며 노래를 불렀고, 양옆에 앉았던 오월의 어머니들도 서로 손을 맞잡고 제창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각별한 '호남 사랑'을 보여왔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호남권을 자주 찾았고, 대선 예비홍보물 발송 한도를 전부 호남에 쏟아부어 호남 지역 230만 가구에 직접 쓴 '손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광주로 향하는 길에 "가족들이 묻혀있는 묘지를 찾아온 유가족들이 도시락도 드시고 쉬실 수 있도록, 민주관 쉼터를 확장해 공간을 확보해 드리도록 하라"며 5·18 유가족에 대한 편의 제공을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에 지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지난해 KTX 열차 내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악보를 미리 배포했으며, 당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윤 대통령과 국무위원, 여야 의원들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