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묘지 참배 뒤 나란히 전야제 행사장 찾아

우원씨 주먹밥 부스 방문 뒤 이 전 대표 우연히 들러

고(故)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전야제현장에서 주먹밥을 함께 만들었다.

전우원씨는 17일 오후 4시10분쯤 광주 동구 금남로 거리에서 펼쳐지는 5·18전야제 사전행사 오월시민난장에 참석했다. 우원씨 방문에는 5·18기념재단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전씨는 사단법인 오월어머니집에서 운영하는 '주먹밥 나누기' 부스를 방문했다.

오월어머니집은 1980년 5월 광주 항쟁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구속·부상을 입은 피해자 가족들의 여성 모임이다. 우원씨가 부스 안으로 들어서자 어머니들은 "어서 오라"며 환영했다. 전씨는 차례로 몇몇의 어머니들과 포옹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이 우원씨 손에 일회용 비닐 장갑을 끼워주며 "함께 주먹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주먹밥은 5월 항쟁 당시 여성들이 시민군에게 만들어 나눠줬던 음식이다. 광주공동체가 실천했던 나눔과 연대, 오월의 대동정신를 상징하는 광주 대표 음식 중 하나다.

우원씨가 한창 주먹밥을 만들고 있을 무렵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우연히 같은 부스에 들렀다.  

두 사람은 김형미 관장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서서 약 5분간 서툴지만 꼼꼼하게 주먹밥을 만들었다.

이준석 전 대표가 "갑자기 이러려고 했던 건 아닌데 같이 (주먹밥을) 하게 됐다"며 너스레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 전우원씨가 만든 주먹밥은 의미가 있어서 시민분들이 하나씩 가져갈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 열린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석해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왼쪽)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오른쪽)와 함께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 2023.5.17/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전우원씨는 주먹밥을 만든 뒤 취재진에게 '주먹밥의 의미'를 물었다.

우원씨는 "주먹밥의 의미를 몰랐는데 알고나니 뜻깊다"며 "5·18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있기까지 많은 희생을 하셨는데 그것을 기리기 위해 전야제 행사하느라 모여계시는 것 아니냐. 오늘 이곳에 계신 분들도 주먹밥 드시고 힘내셨음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먹밥의 대동정신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며 "민주주의는 국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인데 그 과정은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큰 뜻을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