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2명만 "현재 교직에 만족"…역대 최저

교총, 설문조사 결과…'수업·생활지도 전념 여건 아니다' 68.3%

81.3% '교원평가 폐지해야'…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찬반 엇갈려

 

교원 10명 중 2명만 '교직에 만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원이 소신과 열정을 회복하도록 교권 보호와 근무 여건·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제42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이 23.6%에 그쳤다고 14일 밝혔다.


2006년 첫 설문에서 '만족한다'는 응답이 67.8%를 기록한 이래 총 11번의 설문을 통틀어 역대 최저이자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한 결과라는 게 교총의 설명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은 20.0%에 그쳤는데, 이 역시 2012년 이래 설문을 통틀어 역대 최저다.


이와 관련 교총은 "수업방해 등 학생 문제행동에도 제지할 방법이 없고 괜히 적극 지도했다가는 무차별적인 항의,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원들의 사기는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화했나'라는 질문에는 87.5%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9년 같은 문항에 '떨어졌다'고 답한 55.3%보다 23%포인트 이상 증가한 결과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69.7%로 나타났다. 2021년 50.6%, 2022년 55.8%와 비교할 때 갈수록 부정응답이 높아지는 추세다.


'교직 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2개 선택)으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0.4%),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5.2%),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행정업무, 잡무'(18.2%) 순으로 꼽혔다.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로 인한 문제점'으로는 절반에 가까운 46.3%가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력 저하'(17.4%),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14.7%), '헌신, 협력하는 교직문화 약화'(13.6%) 순이었다.


무너진 교권, 교실을 회복하는 방안으로 교원들은 '강력한 교권 보호 입법'과 '고의중과실 없는 생활지도 면책권 부여'를 가장 많이 바랐다.


수업방해 등 교권침해 학생에 대해 교원이 지도·조치할 수 있는 내용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담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았다.


현 정부가 교육개혁을 내걸고 교사 변화와 수업 변화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 현재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냐고 묻는 문항에는 68.3%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 이유(3개 선택)로는 '과도한 학생 인권, 생활지도 권한 부재로 인한 교권 추락'과 '학생·학부모와의 갈등, 민원, 소송 부담 가중', '더하기만 있고 빼기는 없는 비본질적 행정업무'가 각각 22.5%, 21.2%, 19.2%로 나타났다.


자유서술식 문항이 모욕·성희롱 평가로 전락해 논란이 된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해서는 '전문성 신장 취지는 실종되고 부작용만 초래하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답변이 81.3%로 압도적이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과 관련해서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응답이 37.4%로 가장 높았지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도 33.1%를 차지했다.


디지털 교과서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수집된 학생 학습데이터로 개별화된 코칭 가능'(32.5%)이, 가장 큰 단점으로는 '학습에 있어서 기술에 대한 과잉 의존 유발'(33.5%)이 꼽혔다.  


이밖에 '가장 되고 싶은 교사상'(2개 선택)으로는 '학생을 믿어주고 잘 소통하는 선생님'을 꼽았다. 이는 2019년 조사 이래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정성국 교총 회장은 "현재 우리 학교와 교원이 어떤 현실에 처해있는지, 그것이 학생 교육과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이 자성하고 극복 방안을 고민하는 스승의 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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