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측 "유동규, 대장동 일당과 결탁"…柳 "뒤집어 씌우기"

李측, 대장동 첫 재판서 "檢 무리수, 법원이 잡아달라"

검찰 "불필요한 발언 말아 달라…법정에선 법리 공방만"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일당과 결탁해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날 오전 10시 배임·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로 이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검찰은 이 사건을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역 토착비리 범죄처럼 주장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수백 명의 인력을 동원해 압수수색을 하고도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거를 찾지 못한 검찰이 성남 FC를 끌어 들여와 뇌물 수수로 기소했다"면서 "다른 뇌물 사건에서 들어보지 못한 논리로 얽힌 설득력 없는 무리수"라고 꼬집었다.

또 "열심히 일한 지자체장이나 장관이 정권이 바뀌면 주변 사람들이 수사 대상에 오르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법원이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 측은 "대장동·위례 사건은 유 전 본부장이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와 결탁해 일어난 것"이라면서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번복된 진술을 기초로 혐의를 구성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오후 유 전 본부장은 입장문을 통해 "자백을 시작한 후 사실만 말하고 있을 뿐 진술을 번복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위례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최우선 공약인데 제가 보고도 안 하고 제 마음대로 했다는 게 말이 되는지 묻고 싶다"며 "자신의 모든 악행을 타인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 전 실장은 지난달 21일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처음으로 공판에 출석했다. 2023.5.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이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도 "검찰의 공소사실은 실체적 진실도 아니고 법리에도 맞지 않다"고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정 전 실장 측은 "검찰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을 일체화하고, 정 전 실장을 통해 이 대표를 공격하려고 한다"면서 "이는 증거에 기반하지 않는 비약"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공판에선 검찰의 '쪼개기 기소'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미 정 전 실장은 대장동 관련 의혹으로 같은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왜 같은 사건을 나누어 기소하냐는 것이다.

실제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장동 관련 형사 사건만 5개 이상이다. 핵심 피고인들은 2~3개의 사건에 중복 기소돼 있다.

또 검찰이 제출한 수사기록이 500권, 분량이 총 20만 페이지에 달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증거기록이 방대해 기록을 검토하는 데만 1년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실상 방어권하고 변론권 박탈한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사건 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법정에서는 사실과 증거 법리에 대한 공방만 오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기록 검토를 위해 두 달 후인 오는 7월6일 다음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기업들로부터 13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