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과 尹정부에 큰 누 끼쳤다"…태영호 與 최고위원 사퇴

 

검은 정장에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90도 고개 숙이기도
"金대표·지도부 보는 마음 괴로워…대통령실·지도부 소통 없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당 윤리위원회 징계를 앞두고 최고위원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지난 3월8일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된 지 두 달 만이다. 태 최고위원의 이번 결정은 이날 저녁으로 예정된 당 중앙윤리위의 징계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검은 정장에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태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태 최고위원은 "그동안의 모든 논란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다. 저의 논란으로 당과 대통령실에 누가 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오늘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저는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사죄드린다'고 한 이후 발언대 옆으로 나와 90도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어 "저를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국민과 당원분들, 그리고 선배 동료 의원님들과 지금까지 함께 해주신 지도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제부터 백의종군하며 계속 윤석열 정부와 우리 국민의힘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만을 생각하며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라며 "다시 한번 당과 대통령실에 누가 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태 최고위원은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오늘은 우리 당 지도부와 윤 대통령이 오찬을 하는데, 그 오찬 자리에 갈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옆에서 바라보는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태 최고위원은 자진사퇴를 결심한 시점에 대해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더는 당, 대통령과 정부, 당원 동지들께 누를 끼치면 안 되겠다"며 "제가 사퇴하는 길만이 현시점에서 당과 정부, 당원들의 기대에 맞는 일이라고 판단하고 오늘 아침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저녁부터 여러 번 생각했고 오늘 윤리위가 열리기 때문에 저를 지지하고 지난 전대 때 전국을 함께 다니신 지지자분들과 제 거취문제를 많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오늘 아침에도 다시 한번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최종적으로 9시에 기자회견장을 예약하고 10시에 밝히자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자진사퇴가 자신의 징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을 고려했느냐는 질문에는 "(8일)윤리위가 열린 이후 오늘까지 이틀 동안 고민을 하면서 불면의 밤을 보냈다"며 "오늘 아침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보면서 지난 1년 동안 윤석열 정부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런 점을 고민했다"고 선을 그었다.

태 최고위원은 자진사퇴 결정 전 대통령실, 당 지도부와 소통 여부에 대해서는 "없었다"고 답했다. 특히 당 지도부와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이번 결심과 관련해 최종 결심을 놓고 상의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태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서도 윤 대통령과 통화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 김 대표 등 지도부와 소통에 대한 물음에도 "제가 어제 불면의 밤을 보내고 오늘 아침에도 정말 많은 생각을 하다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공동취재) 2023.5.1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태 최고위원은 전날 밤 최고위원 단체대화방을 나간 것에 대해 "저의 개인 일탈 때문에 일부 최고위원들까지도 대단히 불만이 커진 모습을 보면서 저 때문에 우리 주변분들 마음에 더 부담을 드려선 안 되겠다고 해 나갔다"고 말했다.

여권에 따르면 태 최고위원이 대화방을 나가기 전 장예찬 최고위원이 이날 예정된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 간 오찬 참석 대상에서 최고위원이 배제된 것과 관련해 윤리위에 회부된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김·태 최고위원은 답하지 않았고, 태 최고위원이 몇 시간 뒤 말없이 단체 채팅방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어떤 일정을 정해놓고 있다는 의미에서 한 말은 아니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입장을 선회한 계기가 공천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제가 굴복은 없다고한 건 저에 대한 모든 악의적 프레임과 공격에 대해 굴복 없다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으로 탈북민들의 정계 진출의 문이 좁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제가 탈북민을 대표해 말씀드릴 사항은 아니다"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힘 윤리위는 지난 8일 태 최고위원과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 끝에 이틀 뒤인 10일 다시 회의를 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이틀 동안 최고위원들이 자진 사퇴할 시간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중앙당사에서 4차 회의를 열고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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