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사퇴'까지 부른 SG發 사태, 김익래·라덕연 진실공방은 지속

[작전이 판친다]SG發 폭락, 주가조작에서 '회장님 흑막'까지
검찰, 라덕연 피의자 입건-금감원, 김익래 CFD 검사 착수

 

 

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의 배후로 꼽히는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진실공방'을 벌이던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결국 다우데이타(032190) 회장과 키움증권(039490)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매도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는 없었지만 주주와 국민에게 실망을 준 데 대한 책임감을 통감했다는 설명이다. 또 주식매각 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고 향후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발표'에도 라 대표와 김 전 회장의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키움증권이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라 대표를 고소한 사안을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김 전 회장을 사퇴까지 이끈 것은 SG증권발 대규모 매도세로 촉발됐던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된 라 대표의 주장이었다. 그는 다수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키움증권과 연계된 차익결제거래(CFD) 매물이 주가폭락을 야기했으며 배후에 김 회장이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그는 "김 회장 측이 매도한 600억원을 계좌로 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돈을 안 받았다면 누군가에게 빌려줬을 가능성이 있고, 받았다면 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키움증권은 입증자료까지 제시하며 반박에 나섰다. 지난 3일 키움증권이 제시한 잔고 및 거래 명세서 자료에는 매도한 주식의 결제일인 4월 24일에 매매대금이 입금된 내역이 기재돼 있다.

김 회장 측은 "다우데이타 블록딜은 4월초부터 진행된 것으로 4월5일에 이미 유수의 외국계 증권사를 접촉해 절차를 진행했다. 당초 일정은 2~3주를 예상했고, 외국계 증권사는 자체 실사와 법률 검토 과정을 거쳐 4월19일 내부 심의를 완료 했으며, 4월20일에 12시 이후 해외기관에 거래 진행을 통보하면서 당일 장 종료 후 블록딜 거래가 성사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매수자를 찾는 것은 외국계 증권사의 역할이고 우리는 매수자를 알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다. 우리는 4월20일 거래량 중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수량을 보고 외국계기관으로 판단할 수 있을 뿐"이라며 "명백한 사실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중대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20일 김 회장은 장 종료 후 블록딜을 통해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지분 3.65%)를 매도했다. 매매대금은 약 605억원이다. 이후 24일부터 해당 주식이 연일 하락하면서 사전 정보를 알고 매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주가조작을 이끈 것으로 지목된 라 대표가 김 회장의 지분을 사간 매수자가 대규모 반대매매를 촉발하는 매도물량을 내놓고 공매도에 나서면서 주가가 폭락했고, 이에 따른 수익을 올렸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이에 지난 2일 키움증권은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라 대표를 고소했다.

이에 더해 김 회장이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총 3만4855주의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수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매수·매도 타이밍이 기막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이 지분을 늘린 건 2008년 4월22일 이후 14년 만이다.

여러 정황들이 김 전 회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키움증권 측의 해명에도 여론은 싸늘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키움증권을 사용하지 않겠다'며 단체 행동에 나서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김 전 회장이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사퇴와 별개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로 라 대표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가 판명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 CFD에 대해서도 검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김 회장의 주가조작 연루 및 사전인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례적인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실체가 밝혀질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라 대표는 현재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수사단을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와 금융감독원 수사·조사 인력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지난달 28일 구성해 라 대표 등 주요 피의자들을 입건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언론에 공개된 과거 라 대표의 육성 녹취에 따르면 그는 과거 한 투자설명회에서 주가조작을 사실상 시인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혐의가 짙어지는 모양새다. 그는 "2021년 9월 열린 비공개 투자설명회에서 "(불법성이 입증되려면)누군가 한사람이 지휘를 했다고 나와야 되는데 제가 지휘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제가 그렇게 다 세팅(설치)을 해놨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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