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소녀가 배고픈 미혼모 돼 외상 요청…울컥한 분식집 '채용' 결정

 임신 중인 미혼모 손님의 외상 요청에 흔쾌히 선행을 베푼 분식집 사장이 후기를 전했다. 미혼모는 돈을 갚았고, 사장은 해당 미혼모를 아르바이트로 고용하기로 했다.


서울에서 프랜차이즈 분식집을 운영 중인 A씨는 지난 2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미혼모 외상 후기를 공유했다.

A씨는 손님으로부터 전날인 1일 장문의 문자와 함께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메시지를 받은 뒤 금액을 정상적으로 입금받았다. 그는 "저의 선택이 신뢰로 되돌려받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이후 A씨의 아내가 손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이 어린 여성 손님에게 아내가 다가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였다. 손님이 민폐라며 예의를 차려 거절했지만, 아내는 "우리도 딸 둘 낳고 키워서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고 다독이자 본인 집에 오는 것을 허락했다고 한다.

음식을 배달했던 주소지인 원룸에 찾아가 보니 A씨의 가게를 자주 찾아 낯이 익은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현재 19세인 손님은 과거 중학생 시절 일주일에 3~4번 왔던 아이였다. 현재는 사정이 생겨 부모님과 따로 살게 됐고, 아르바이트하면서 제과기능사를 공부하던 중 아이가 생겼다고 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앞서 A씨 가게에 요청하기 전 편의점과 카페에도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고 고백한 A씨는 "내가 배고픈 게 아기도 배고픈 것일 테니 거절당할까 봐 무서웠지만 최대한 (요청사항을) 불쌍해 보이게 적었다"고 털어놨다.

손님의 집 냉장고에는 A씨가 보내준 음식들이 밀폐용기에 나뉘어 담겨 있었다. 아르바이트 한 돈이 언제 들어올지 몰라 배고플 때 먹으려고 나눠 놓았다는 말에 A씨 부부는 눈물을 쏟았다. 조금이라도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A씨는 미역국도 손수 끓여줬다.

손님은 의류모델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왔지만, 배가 불러오면 그것도 불가능하게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A씨는 매장 오픈 전 출근해 앉아서 재료 손질하는 등 하루 2시간 정도 하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했고, 손님은 "시켜만 주면 열심히 일하겠다"고 답했다.

끝으로 A씨는 '돈쭐을 바라고 홍보성 글을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저는 제 매장 위치를 한 번도 밝힌 적 없고, 앞으로도 밝혀서 친목 도모할 일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손님에게 계좌이체를 받고 나니 거짓말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차적으로는 기분이 좋았는데, 실제로 만나서 이런저런 사정을 듣고 나니 차라리 거짓이었던 게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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