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택배 미수령' 미끼였다…신종 피싱 주의, 금감원·검사 사칭

"보이스피싱에 미끼문자 사용돼" 주의 당부

아파트 재개발 조합전화 착신전환 수법까지 나와


"해외직구 결제 63만9900원 결제 완료, 아닐 시 고객센터 신고 070-0000-0000"

A씨는 어느 날 이런 문자를 받고 놀란 마음에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고객센터 관계자는 이를 취소하려면 자산보호 신청해야 하니 금융감독원 전화를 기다리라고 했다.

몇분 후 금감원 대표번호 1332로 전화가 걸려 왔고 A씨의 명의로 정지된 계좌가 있는데 수사 중인 계좌라며 담당 검사의 번호를 알려줬다. 해당 번호로 전화하자 검사는 위협적인 목소리로 "해당 계좌는 은행원이 마약 관련해 사용한 것으로 감시 중이었다. 금감원 직원과 함께 출석하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는 약식수사 진행조건으로 계좌확인서 발급 절차를 알려줄 테니 따르라고 지시했다. 이들 일당은 이렇게 알아낸 개인정보로 A씨의 자금을 빼내 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최근 기관 사칭형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도 미끼 문자가 사용되고 있어 각별하게 주의해 달라고 3일 밝혔다.

지난 3월 경찰이 접수한 보이스피싱 사건 1751건 중 검사·금감원 등 기관을 사칭한 유형이 1108건(63%)을 차지할 정도로 증가 추세다.

기관 사칭형 수법은 범인이 피해자 개인정보를 알고 처음부터 전화로 접근하는 사례도 있지만, 대출 사기형처럼 미끼 문자를 불특정 다수에게 뿌리고 회신하게 해서 접근하는 사례도 많다.

미끼문자는 주로 "[○○은행] ○○○님 계좌가 신규 개설(또는 지급정지) 됐습니다", "○○○님 결혼 청첩장", "택배 미수령 확인 요망" 등으로 다양하다.

이 미끼 문자 확인을 위해 피해자가 회신 전화를 하면 범인들은 금감원과 검찰이라고 사칭하면서 명의도용·자금세탁이 됐으니, 수사를 해야 한다며 협박을 시작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검사의 신분증·공문·구속영장 등을 보내는데 실제 근무하는 검사 이름을 도용하고, 공문이나 구속영장도 진짜처럼 정교하게 만든다. 이들은 피해자가 듣자마자 심리가 위축되게 할 정도로 아주 고압적인 목소리로 구속을 운운해 판단력을 흐리고 보안을 유지해야 한다며 주변인과의 상담도 차단한다.

최근 보이스피싱에선 악성 앱이 많이 활용된다. 일단 악성 앱이 설치되면 피해자가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 어디에 전화해도 범인들이 당겨 받고, 범인이 거는 전화 역시 기관 번호로 표시돼 피해자가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

경찰은 모르는 문자나 카카오톡 URL은 절대 누르면 안 되며, 악성 앱이 감염된 전화는 사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생한 ○○아파트 재개발 조합 분담금 관련 사기도 새로운 보이스피싱 수법이다. 범인은 KT 지점 직원이라고 사칭하면서 조합 사무실로 전화해 대형화재로 통신상태가 불량하니 불러주는 인터넷 전화번호로 착신해 사용하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가 조합 사무실 번호로 전화를 걸자 착신된 인터넷 전화번호로 전화를 받아 조합 사무실 직원이라고 사칭하면서 아파트 옵션비·분담금을 범인이 불러주는 계좌로 입금하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회사에서도 자신을 누구라고 소개하든지 모르는 '전화·문자·사회관계망서비스'는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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