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p 상승에 집값 4%p 내려…내년 성장률 0.5%p까지 낮춘다

 

KDI 현안분석…금리 1%p↑에 주택값 상승률 3.9%p, 착공 증가율 7.4%p↓
"고금리 따른 주택 건설 부진, 올해 성장률 0.3%p, 내년 0.4~0.5%p 낮춘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p) 상승할 때 주택 가격 상승률이 4%포인트(p) 가까이 하락하고 주택 착공 증가율은 7%p 넘게 떨어졌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 고금리에 따른 주택 건설 부진 현상이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전체 경제 성장률을 각각 0.3%p, 0.4~0.5%p씩 낮출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황세진 KDI 경제전망실 전문위원과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같은 내용의 '금리인상의 주택건설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2일 공개했다.

보고서는 금리 인상이 주택 가격과 착공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구조적 벡터자기회귀모형(Structural Vector Autoregressive model)을 이용한 실증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기준금리가 1%p 상승하는 충격이 발생한 시점에 주택 가격 상승률은 0.6%p 하락했고, 그 영향이 점차 확대되며 4분기에는 3.9%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를 다른 시장 금리로 바꿔 분석하거나, 경제성장률을 제외하고 분석하더라도 정성적인 결과는 동일했다. 반면 경제성장률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기준금리가 1%p 상승하는 경우 해당 시점에 주택 착공 증가율은 5.1%p 하락했고, 그 영향이 점차 확대되며 4분기에는 7.4%p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 가격의 하락 뿐만 아니라 주택 착공에도 상당한 정도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외에도 실질 공사비가 1%p 상승하면 주택착공 증가율은 1.5%p 하락했으며, 그 영향이 점차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단위 충격 1%p에 대한 영향은 실질 주거용 공사비가 기준금리보다 작은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질 주거용 공사비의 변동성(표준편차)이 기준금리의 4배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두 변수가 주택착공 증가율 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건설 증가율과 성장기여도 전망(KDI 제공)


황 전문위원과 정 실장은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향후 기준금리와 주거용 공사비에 대한 시나리오를 구성해 주택 건설을 흐름을 내다봤다.

주택 착공부터 준공까지 통상 2~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주택 건설은 당기 뿐만 아니라 과거의 주택시장 여건도 반영된다.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해 기준금리와 주거용 공사비의 가정에 따라 주택 착공을 전망한 후, 주택 착공 10분기 누적값을 이용해 주택건설을 전망했다.

시나리오는 △기준금리가 올해 말까지 현 수준에서 유지된 후 내년에는 매 분기 0.25%p 하락하는 가운데, 실질 주거용 공사비의 상승률은 2010년 이후 평균 수준(전년 동기 대비 2.3%)에서 유지된다고 가정한 것과 △물가 불안정으로 기준금리가 올해 3분기에 0.25%p 상승한 후 내년 1분기와 3분기에 각각 0.25%p 하락하는 가운데, 실질 주거용 공사비 상승률의 경우 올해는 작년과 유사한 5%, 내년에는 2.3%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가정한 것 두 가지를 구성했다.

분석 결과, 고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주택 착공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올해와 내년의 주택 건설은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에서 크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두 시나리오 하에서 올해 주택 건설은 각각 5.6%, 5.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에는 주택 착공의 감소폭이 축소됨에도 불구하고 이전 시기의 주택착공 부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시나리오 별로 주택건설이 각각 8.2%, 9.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경제성장률의 경우 두 시나리오 모두 0.3%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각의 시나리오에서 주택 건설 위축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추가로 0.4%p, 0.5%p씩 하락시키는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최근 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중심으로 일부 신용경색이 발생하며 건설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금융시스템 위기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아닌 경우 정책 대응의 필요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의 주택 가격 하락으로 주택 건설이 상당 기간 위축되면서 주택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주택 공급이 수요 변화에 보다 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정비하는 노력은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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