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의료원, 연봉 3.6억에도 내과전문의 또 무산…"의료사고 책임 부담"

 

4번째 공고서 확정·6월1일 채용 예정 내과 전문의 '돌연 포기'
의료계 “차라리 개인병원 운영”…의료원 “좋은 조건인데 당황”

 

경남 산청군보건의료원의 내과전문의 채용이 또 무산됐다. 4번째 모집에도 채용하지 못해 내과 전문의 의료공백은 1년이 넘었다.

앞서 의료원은 4번째 공고에서 채용이 확정된 60대 내과전문의 A씨를 6월 1일부터 채용할 예정이었지만 A씨가 갑자기 채용을 포기하면서 무산됐다.

A씨는 채용 포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지인들과 논의해 현재 청주에서 운영 중인 병원을 계속 운영하는게 낫다고 결론, 군에 포기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원은 이에 따라 지난 26일 5번째 공고를 내고 5월11일까지 내과전문의를 모집할 계획이다.

공고에 따르면 내과전문의 채용 조건은 연봉 3억6000만원이다. 근무기간은 2년 계약이지만 업무실적 등 우수에는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며 업무 시에는 개인이 손해보험 가입을 해야 한다.

연봉은 다른 지역의 의료원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고 손해보험 가입도 비슷한 조건이라는고 의료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개인 의사가 손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데 대해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의료사고가 나면 의료원이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 의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조건이다.

의료원 전체 업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내과 업무 부담으로 근무를 꺼리는 것도 채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목된다.

지역의 의료계 관계자는 "내과진료와 응급실을 찾는 내과환자까지 담당해야 하는 점 등 의료원 전체의 절반 정도의 업무를 해야 한다"며 "의료사고는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데 차라리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게 낮다"라고 말했다.

군에서는 채용 포기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연봉이 다른 지역의 의료원보다 높은 수준이며 대부분의 의료원에서도 손해보험 가입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연봉이 높고 보험가입 조건은 비슷하다. 수술이 없고 단순한 진료만 해서 업무가 힘들지 않다. 4번째 공고에서 채용이 확정된 의사는 군수와의 면담에서 6월1일부터 근무한다고 해 편의를 들어줬는데 갑자기 포기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산청군보건의료원은 지역에서 유일하게 종합병원급 진료와 입원 치료가 가능한 곳이지만 내과전문의가 없어 진료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내과진료가 제한적이고 전문적인 진료는 할 수 없다.

현재 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과, 일반의, 치과, 한방과 전문의 의료원장과 공중보건의 등 9명이 진료를 보고 있다. 이들은 감기 등 가벼운 진료는 볼 수 있지만 인슐린 처방 등의 전문적인 진료는 불가능하다.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근에 있는 진주 경상국립대학교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1주일에 1차례 전문적인 내과진료 지원을 받는 상황이다.

의료원은 지난해 4월 내과 공중보건의가 전역하면서 의료 공백이 생겼다. 군은 4차례 모집 공고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1~2차 공고에서는 지원자가 전혀 없었다. 4번째 공고에서 채용된 내과 전문의는 채용을 포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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