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유튜브 댓글에 '주가 조작' 정황 설명…직원 대량매도로 '발각'

[주가조작 사태]전업투자자 출신 L 회장, 온라인 게임서 만난 지인들과 투자사 만들어

L 회장에게 불만 품은 내부자의 고발…이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며 하한가 촉발


정체불명의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전말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임창정 유튜브 채널 댓글에서 한 누리꾼이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이번 사태의 주범은 전업투자가인 L 회장이고, 내부 직원의 배신으로 주가조작 정황이 드러났다는 게 골자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성홀딩스(016710), 선광(003100)은 4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삼천리(004690)(-27.19%), 다우데이타(032190)(-4.24%), 하림지주(003380)(3.40%), 다올투자증권(030210)(-2.89%)도 하락 마감했다. 장중 혼조세를 보인 세방(004360)은 3.5% 상승 마감했다.

지난 24일 주식시장에서는 외국계 증권사 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 창구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앞서 언급한 8개 종목이 장 초반부터 하한가로 직행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태 나흘째인 27일까지도 세방을 제외하고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 다양한 설이 돌고 있지만, 임창정 유튜브 채널 댓글과 취재를 종합하면 전업투자자 출신 L 회장이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클랜원들과 함께 주가를 조작할 회사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영업팀, 매매팀, 선물팀으로 나눠졌다. 영업팀은 2인 1조로 움직이며 다단계 방식으로 사람들을 모집했다.

주식을 투자하겠다고 하면 명의를 받아 휴대폰을 개통하고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 주가조작에 참여할 수 있는 최소 투자금액은 3억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만든 핸드폰으로 본인들끼리 거래를 하며 통정거래를 진행했다. 유통 물량이 적고 견실한 지주사가 대상이었다. 조금의 거래만 일으켜도 주가는 쉽게 올랐다.

수익률이 30%가 넘으면 정산해 주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줬다. 또 새로운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자 수익의 50%를 떼주는 방식으로 다단계 영업을 했다.

정·재계 인사, 의사, 유명 연예인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초기에 투자자금이 많이 필요할 때는 고소득자가 대상이었지만, 나중에는 회사 청소부가 투자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임창정도 그중의 한명이다. 임창정은 지난 25일 JTBC '뉴스룸'을 통해 "올해 초 자신과 아내의 신분증을 맡기고 30억원을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한가 사태가 벌어진 것은 L 회장과 내부 직원과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L회장에게 불만을 가진 2인자가 회사 몰래 보유하고 있던 주식 물량을 대량 매도한 것이다. 이들은 차액결제거래(CFD)를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키고 있었는데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하자 속절없이 CFD 반대매매로 다른 물량들이 쏟아져나온 것이다. 

현재 검찰과 금융당국은 해당 사태에 대해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금지행위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실시해 엄중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도 해당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하고 사건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주가조작 일당 10명의 출국을 금지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이날 H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관계자들 명의로 된 업체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수사 대상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골프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이들에 대한 사무실, 주거지 등 다수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들을 분석한 뒤 관계자들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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