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4.6조 적자 '쇼크'…3.9조 번 갤S23이 메꿨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402억 95.5%↓…하반기 시장 반등 예상
'초격차' 위한 투자 지속…시설투자 10.7조,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규모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 반도체 부문 4조580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에서 수익성을 개선했지만 전체 영업이익은 6400억원에 그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5900억원) 수준으로 돌아갔다. 다만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초격차'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5% 감소한 6402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63조7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줄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1분기 매출 13조7300억원, 영업손실 4조5800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증권가에선 4조3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예상했으나 시장 예상치보다 더 좋지 않았다.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선 D램의 경우 서버 등 고객사 재고가 많아진 점이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감소와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낸드는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시스템LSI는 모바일과 TV 등의 수요 부진으로 주요 제품의 수요가 급감해 실적이 하락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됐고 고객사 재고 증가로 주문이 감소해 실적이 하락했다.

반도체 부문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지만 스마트폰 사업이 조(兆)단위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체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1분기 매출 46조2200억원, 영업이익은 4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DX부문 내 MX(모바일경험)·네트워크 부문(구IM)에서 연결기준 매출 31조8200억원·영업이익 3조9400억원을 거뒀다. 모바일의 경우 시장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 호조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률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회복됐다. 

디스플레이는 7800억원, TV·가전 사업은 1900억원, 전장 사업을 맡은 하만은 1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 시장 위축으로 실적이 하락했지만 폴더블 모델 확대, 플래그십 판매 호조로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시장 주도권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대형 패널은 QD(퀀텀닷)-OLED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적자폭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IT 기기 등의 판매 부진으로 반도체 수요 약세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회복 시점은 하반기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레거시(구형) 공정 제품 위주로 생산을 하향 조정하고 첨단 공정과 고부가제품에 대한 비중을 늘려 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라며 반도체 감산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실적이 악화됐지만 역대 최대치의 투자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 시설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0조7000억원이다. 역대 1분기 기준으로 최대 금액이다. 

반도체에서만 9조8000억원을 쏟아부었고 디스플레이에도 3000억원을 투자했다. 메모리의 경우 중장기 공급성 확보를 위해 경기도 평택 3기, 선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4기 인프라 투자 등이 진행됐다. 파운드리 부문은 미국 텍사스·평택 공장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됐다.  

연구개발비도 6조5800원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삼성은 그간 위기가 닥칠 때마다 투자를 늘리며 이른바 '역발상 투자'를 이어왔다. 투자를 줄이지 않고 초격차를 유지해 '반도체 혹한기' 이후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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