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추경' 없다지만…증권사 "최악 상황 땐 세수 20조원 부족"

추 부총리 "세수 덜 걷히고 있지만 추경으로 연결할 필요 없어"

증권사, 3.7조~20조원 부족 전망…"선거 앞두고 국회 요구도"

 

정부가 올해 세수 부족 가능성을 사실상 시인하면서도 여전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없다고 못 박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추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올해 세수 부족분이 적게는 3조원, 많게는 2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3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 4월호'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걷힌 국세수입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조7000억원 줄어든 5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목표 세수 대비 징수실적을 뜻하는 진도율은 2월 기준으로 13.5%에 그쳤다. 2004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지난해 진도율(17.7%)은 물론 최근 5년간 평균 진도율(16.9%)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치다.


당초 정부는 올해 목표 세수를 400조5000억원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인 395조9000억원보다 4조6000억원 높은 규모다. 남은 3~12월 동안 지난해 수준의 세금이 걷힌다고 가정해도, 목표치 대비 약 20조원의 세수 부족은 불가피하게  된다.


정부는 세수 부족 가능성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추경은 여전히 검토도 없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당초 정부가 올해 세수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작년 말, 올해 1분기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세수가 예상보다 덜 걷히고 있다"고 밝혔다.


추경 편성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 세수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정확한 규모를 봐야 한다. 세수 추계를 새로 한다고 해서 추경으로 연결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시점에선 세수 부족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가늠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부족분이 발생하더라도 기금 여유자금, 세계잉여금 등으로 우선 대응하겠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세금에서 지출하고 남은 금액인 세계잉여금은 지난해 기준 9조1000억원이었다. 정부는 이 중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인 6조원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정산·공적자금 상환·채무상환 등에 사용하고 2조8000억원은 올해 세입에 이입하기로 했다.


다만 증권사들의 관측은 정부의 생각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추경 편성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보다 우세한 상황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1일 펴낸 '높아진 하반기 추경 가능성'에서 "올해 세수 실적을 2014~2019년 월평균 진도율과 유사할 경우, 현재의 세수 실적이 지속될 경우, 진도율이 가장 부진했던 시기와 같은 경우 등 3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했을 때 올해 전망치 대비 최소 3조7000억원에서 최대 20조원의 세수 부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2월까지의 실적만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연말 세수 실적 추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그만큼 세 수입이 추정치보다 더 부진할 가능성도 존재하며, 1%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까지 고려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추경 편성 명분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증권사들의 관측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은 "아직 추경 규모를 예단할 시점은 아니다"라면서도 "부진한 한국 경기를 감안하면 2013년과 같은 논리의 추경 노이즈가 2분기 말부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DB금융투자는 "내년에 선거가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추경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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