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중대사에 尹 대통령 '대만 발언' 항의 사실 공개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정재호 대사에게 엄정한 교섭 제기"

"대만은 분할이 불가능한 중국 영토의 일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변경에 반대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주중 한국대사에게 항의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오전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지난 20일 명령에 따라 한국 지도자의 대만 문제 관련 잘못된 발언에 대해 정재호 대사에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 교섭' 제기란 통상 중국이 외교 경로로 항의하는 것을 뜻한다.


중국 외교부가 이날 공개한 발언에 따르면 쑨 부부장은 윤 대통령 발언을 소개한 뒤 해당 발언은 "도전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중국 측은 심각한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에 중국은 하나뿐"이라며 "대만은 분할이 불가능한 중국 영토의 일부이다.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으로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며, 관련 문제 해결은 중국인의 몫이며 어떠한 세력도 간섭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쑨 부부장은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는 근본적 이유는 섬의 '독립' 세력이 역외 세력의 지원과 묵인 아래 분열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지도자들은 중국의 원칙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대만 문제를 한반도 문제와 비교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과 남한은 모두 유엔에 가입한 주권국가"라며 "한반도 문제는 대만 문제와 성격이나 경위가 전혀 달라 비교가 안된다. 우리는 한·중 수교 공동보도문 정신을 충실히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며, 대만 문제에 있어서 언행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잘못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중국은 베이징과 서울에서 각각 한국에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지만 누구에게 어떤 발언을 했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이 자국의 핵심이익으로 간주하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 상황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양안 갈등과 관련해 "결국 이런 긴장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린 국제사회와 함께 이런 변경을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 간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 문제"라는 말도 했다.


이에 왕원빈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 해결은 중국의 몫"이라며 "타인의 말참견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 부용치훼(不容置喙)를 인용하는 등 날을 세웠다.


우리 외교부는 왕 대변인의 이런 발언과 관련해 같은 날 오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외교적 결례"라고 항의했으나, 다음날 중국 측에서는 친강 외교부장이 직접 나서서 "대만 문제로 불장난하다간 불에 탈 것"이라고 강하게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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