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Tech]김치 만들던 미생물이 의약품 공장으로…'대사 공학'이 뭐길래

 과거의 미생물이 주로 김치, 된장, 식초, 술에서 쓰였다면 현대의 미생물은 의약·환경·각종 산업 영역에서 활용되는 '공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대사 공학'의 발전 덕분이다.


대사 공학 기술은 엄밀히 말하면 미생물뿐 아니라 동식물을 포함한 생물 전반의 대사 과정에 개입해 물질 합성·분해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관련 연구를 살펴보면 미생물인 경우가 많다. 미생물은 동식물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고 관리가 쉬울 뿐 아니라 윤리적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생물의 특성은 연구뿐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유용한 면이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의약품은 식물 유래 물질로 만들어진다. 식물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성장에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감염병 유행과 같은 상황에서 급격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미생물은 원하는 종이 확보되면 배양을 통해서 비교적 쉽게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

22일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대사공학의 역사를 총망라해 올해 1월 발표했다.

대사 공학은 1970년대부터 태동했다. 당시 막 개발된 DNA조작 기술을 시작으로 미생물의 유전자를 다룰 수 있게된 것. 대사공학에는 유전자, 효소 제어 등을 통한 물질 합성 경로 설계·최적화, 대사 최적화, 경쟁 대사 경로 제거 등 다양한 방식이 활용된다.

이미 1970년대에 대장균을 통한 인슐린, 소마토스타틴 같은 호르몬 생산에 성공했고 인슐린의 경우에는 미국 FDA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발전은 이어져 미생물의 에탄올 및 PHB 플라스틱 생산 효율화 등 성과가 나왔다.

이러한 성과로 바이오 방식의 화학물질 제조 가능성이 입증되며 대사공학은 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는다. 이후 대사공학은 유전 공학, 물질 분석, 전산 분석 발달을 흡수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현대의 대사 공학은 식물성 육류에 들어가는 향료, 디젤·제트 연료, 루테인과 같은 건강보조물질, 오피오이드 계열 진통제 등 의약품 생산에 응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또 물질 합성뿐 아니라 오염물질 정화, 온실가스 저감 등 환경 분야 응용을 목표로도 기술 개발되고 있다.

이상엽 교수 연구팀은 논문에서 "(생명 공학의) 노동 집약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는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바이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활용 설계가 발전할 수 있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공정 개발의 병목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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