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의혹 질문에 묵묵부답…宋 "22일 밝히겠다"
지도부 '회견 후 추가 대응'에 "더 강력한 조치" 주문도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 측이 돈 봉투를 살포했다는 의혹을 두고 엄중 조치를 요구하는 당내 의견이 확산하면서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도부는 송 전 대표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 전까지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송 전 대표에 대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어 당내 파열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송 전 대표에 대한 출당 조치나 당 차원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는 등 돈 봉투 의혹 관련 질문에 침묵을 유지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는데, 송 전 대표가 공개 석상에 나서기 전까지는 이같은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부상한 송 전 대표도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전날 프랑스 파리경영대학원(ESCP)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돈 봉투 의혹이나 귀국 가능성에 대해 "22일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현지시간으로 22일 오후 4시에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2일 기자회견 전까지 당 지도부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송 전 대표의 '입'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송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해 얘기하지 않겠느냐"며 회견 이후 추가 대응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3.4.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다만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송 전 대표가 수사에 응할 필요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지도부의 요청을 물리치고 귀국을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경우 총선을 앞두고 사법리스크가 더 확산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송 전 대표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당내 의견은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당내에선 송 전 대표에 대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를 향해 "귀국을 미루며 외국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당의 전직 대표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라며 "조기 귀국해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에도 "송 전 대표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가장 강력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당내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도 "송 전 대표는 조속히 귀국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달라"며 "당 지도부는 수사만 기다릴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도부 일원인 고민정 최고위원과 송갑석 최고위원도 각각 송 전 대표를 향해 "떳떳하다면 피할 이유도 미룰 이유도 없다"거나 "사태 수습을 위한 마땅한 책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며 귀국을 촉구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