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가자"…간호사 수년간 괴롭힌 의사, 대학병원은 겨우 '정직 1개월'

전북의 한 대학병원 의사가 수년 동안 "모텔에 가자"며 간호사를 괴롭혀왔지만 병원 측이 고작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린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15일 전주MBC에 따르면 전북의 한 대학병원이 지난해 12월 의사 A씨에게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수년 동안 같은 수술실에서 일하는 간호사 B씨에게 퇴근 후 술에 취해 전화를 걸었다.

A씨는 한 달에 4차례씩 30여 분간 B씨에게 "나에게 잘해라", "나 정말 힘들다" 등 업무와 관계없는 통화를 지속했고, 고통스러웠던 B씨는 2021년 4월부터 A씨와의 통화 내용을 녹음하기 시작했다.

A씨는 2021년 8월 12일 오후 8시쯤 B씨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술을 마시자. 식당은 사람이 많으니 조용한 모텔 가서 마시자", "술 마시러 나올 때 남자친구나 주변 사람에게 말하지 마라" 등의 말을 하며 통화를 20분간 지속했다.

사적 만남 강요 등에 성적 수치심을 느낀 B씨는 결국 이 사실을 병원에 신고했다. 하지만 A씨는 병원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사실을 부인했다.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시하자 그제야 "친해서 그랬다"며 A씨는 말을 바꿨다.

B씨는 조사 과정에서 "A씨가 2016년에 가슴을 만졌고, 입맞춤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해 병원은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병원은 A씨의 행위가 '비위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며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해당 병원은 지난 2020년에도 오피스텔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걸려 기소유예 판결을 받은 의사 C씨에 대해 경징계인 견책(시말서 제출) 처분을 내렸다. 또 같은 해 간호업무 도우미의 어깨를 주무르는 등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한 직원 D씨에 대해서도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지난달 같은 아파트에 사는 후배 여의사의 집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의사 E씨 또한 이 대학병원 소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E씨를 대기발령 조치하고, 진상 조사와 징계위원회 회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병원이 잇따라 성비위 사건에 대해 솜방망이 처분을 내려왔던 만큼 E씨에 대한 징계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전북 익산의 한 아파트에서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후배 여의사의 집 앞 천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X 표시를 한 남의사가 경찰에 체포됐다. (SBS)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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