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선 무너진 尹 지지율…'위기감' 감도는 대통령실

취임 1주년 앞두고 각종 논란에 지지율 20%대

국정 동력 훼손 불가피…"국정운영 방식 바뀌어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 대로 떨어지면서 국정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각종 논란으로 민심 이탈이 가팔라지자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약 5개월 만에 20%대로 떨어졌다는 결과(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 나온 탓이다.


해당 조사에서 지지율은 27%로 전주 대비 4%p 하락했다. 지난해 11월3주 차 조사에서 29%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30%선이 무너졌다.

대통령실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뒤 "민심에는 늘 귀를 열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냈지만 한편에서는 "괴롭다"는 반응도 나온다.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과제를 포함해 국정과제 추진에 매진하고 있지만 잇단 논란으로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도·감청 의혹이 이번 지지율 급락 원인으로 작용하긴 했지만 이전부터 여러 논란이 중첩된 결과라는 분석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당무개입'으로 비치는 행동을 취하며 중도층 이탈이 시작됐고 주 69시간제 논란, 한일 정상회담 뒤 잡음 등에 이어 미국 도·감청 의혹이 불거지며 지지율은 덩달아 떨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논란 대처가 미흡한 점이 지지율 악화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감청 의혹이 터진 뒤 대통령실은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거나 "미국이 악의를 갖고 한 정황은 없다"는 등 미국 측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윤 대통령 국빈 방미를 앞두고 한미관계를 고려한 대응이라고는 하지만 지나친 저자세로 여론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최근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감청 관련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대목도 여론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이 우방국인 것은 맞지만 도·감청에 관한 정부 대응 과정에 대해 실망감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국방부 기밀정보를 온라인에 유출한 혐의로 미 공군 매사추세츠주(州) 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 일병을 체포하면서 문서 위조설이 사실인지에도 의혹이 뒤따르고 있다.

다만 김 차장은 전날 3박5일간 이뤄진 방미 일정을 끝내고 귀국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측에서) 저를 만날 때마다 유감을 표명했다"며 양국이 긴밀하게 소통하기로 확답받았다고 밝혔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4.1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여소야대 국회 지형에 더해 취임 1주년과 맞물린 지지율 하락은 윤 대통령으로서도 뼈 아픈 대목이다.

올해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터라 지지율 하락은 국정 동력 훼손으로 직결될 수 있다.

노동개혁만 해도 근로시간 유연화 제도가 MZ세대를 비롯한 청년세대 사이에서 '주 69시간제' 논란으로 번지면서 동력이 한풀 꺾인 상태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이대로면 내년 총선도 위험하다"는 반응과 함께 논란 대응 방식과 메시지 관리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응과 행동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느 정부나 사건·사고는 있기 마련"이라면서도 "(논란 때마다) 뒤로 빠져야 할 사람이 앞에서 이야기하고, 앞에서 이야기해야 할 사람들이 다 숨어버리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취임 1년밖에 안 됐는데 지지율이 20%대라는 것은 위기 상황"이라며 "국정운영 방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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