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리뷰]유럽서도 달리는 '카카오택시'…편리함에 붙는 수수료

 

스페인에서 '카카오택시' 써보니…"해외에서도 카카오T 앱 그대로"
편리함에 붙는 웃돈은 6000~9000원, 현지 업체 연동·중개 수수료 더해져

 

해외여행은 떨리는 일이다. 새로운 세계를 맞닥뜨리는 일은 늘 새롭고 짜릿하다. 여기에는 일정한 불안도 동반된다. 특히 현지 택시를 탈 때면 불안은 증폭된다. 손을 흔들어 잡을지, 앱을 깔지, 어떤 앱을 깔아야 할지. 저 차가 나를 구원해 줄 택시인지, 내 일상을 망치러 온 사기꾼인지. 목적지에 다다르기까지 매 선택의 순간 불안이 뒤따른다.


그런데 해외에서도 '카카오택시'를 부를 수 있다면? 카카오모빌리티(424700)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카카오T' 앱을 열었다. 새로운 지역에서 접속했다며 해외 차량 호출 기능으로 안내했다. "해외에서도 카카오T 앱 그대로"라는 안내 문구가 불안을 누르고 호출 버튼을 누르게 했다.

오후 10시39분. 적막이 시작되는 유럽의 밤. 140년의 세월을 쌓아 올린 사그라다 파말리아 성당 앞에서 1분 만에 택시가 잡혔고, 약 5분 뒤 눈앞에 당도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카카오 캐릭터 랩핑을 한 택시가 오지는 않았다. 흔한 현지 택시의 무심함이 찡긋 웃는 '어피치'와 '라전무'를 대신했다. 차종은 한국에선 보기 드문 일본 스즈키 스웨이스였다.

'카카오T' 앱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 이용 화면. (카카오T 앱 갈무리)

사용법은 '카카오T 앱 그대로'였다. 개인정보가 나라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데 동의하는 절차만 거치면 말이다. 지도가 카카오맵이 아닌 구글맵이라는 점만 빼면 대부분의 사용자 경험(UX)이 그대로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시간 및 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 요금은 유로가 아닌 원화로 표기됐다. '호출하기' 버튼을 누르면 차량 호출이 시작된다. 차량이 잡히면 간략한 기사 정보와 함께 차량 도착 예정 시간이 찍힌다.

호텔까지 가는 데 걸린 12분 동안 기사님은 말이 없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고요한 밤을 가로질러 청구된 금액은 2만7300원. 거룩한 택시비를 마주하자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쓰는 '카카오T' 앱과 사용자경험(UX)에 있어 차이점은 카카오맵이 아닌 구글맵을 사용한다는 점 뿐이다. (카카오T 앱 갈무리)

한국보다 택시비가 비싼 스페인 탓일까. 같은 거리를 기준으로 현지 택시 앱인 '프리나우'에 찍힌 예상 금액은 12.4유로. 한화로 약 1만8000원. 길거리 택시를 탔을 때 요금은 14.65유로(약 2만1000원). 약 6000원~9000원의 웃돈이 붙은 셈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별도의 앱을 설치 및 가입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번역 등의 부가 서비스가 제공되는 만큼 현지 앱을 직접 이용하는 것보다 다소 요금이 높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이용자가 호출 전에 먼저 요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호출 전 화면에서 예상 요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동일 거리 기준 카카오T, 프리나우 앱 예상 요금과 배회 영업 택시 요금 영수증. 카카오T를 이용한 현지 차량 호출 요금은 예상 금액보다 300원 더 나왔다.

이른바 '모빌리티 로밍'이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현지 차량 호출 서비스를 연동해 주는 방식이다. 총 이용 요금은 △현지 업체의 운임에 △관련 연동·중개 수수료 △서비스 이용료를 합산해 책정된다. 중개에 중개를 더하자 수수료도 더해진 셈이다.

중개 수수료는 현지 운영 환경에 따라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 23개국과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7개국, 일본 등 총 31개 국가에서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월드컵 기간에는 카타르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했다. 스페인에서는 현지 차량 호출 플랫폼 '캐비파이'(Cabify)와 연동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T'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 요금 구성. 요금은 실시간 환율을 기준으로 원화로 결제된다. (카카오T 앱 갈무리)

해외에서 카카오T 앱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편리한 경험이다. 불안한 눈빛으로 택시를 향해 손짓하지 않아도, 외국인에 붙는 예측 불가 프리미엄 요금을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각종 블로그를 뒤적이며 현지 앱을 찾고 사용법을 익히는 수고도 덜 수 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편리함에는 늘 새롭고 짜릿한 수수료가 붙는다. 수수료의 적정가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지갑 사정에 따라 다를 테지만 말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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