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집값에 수분양자 '패닉'…"이 가격엔 도저히" 계약해지 나섰다

 

포기 계약금 규모 '30억원' 추산…65가구 "계약해지 하자"
"미분양 털어내기 어려워…수분양자와 적절한 타협해야"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집값 하락이 가속화하면서 분양가를 인하해달라는 수분양자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여의치 않을 경우 계약해지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분양가가 인근 시세 대비 수억원 이상 비싸져 계약을 했다가는 가만히 앉아서 '수억원'의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구시 수성구 파동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 입주자예정협의회는 시공사(SM우방)와 시행사(수성레이크), 신탁사(우리자산신탁)에 '분양가 인하'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그러나 시행사 쪽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임예협은 계약해지를 결정하게 됐다. 임예협에 참여한 95가구 중 65가구가 현재 계약해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5억930만~5억4190만원이며, 59㎡는 3억3350만~3억5480만원이다. 계약금이 분양가의 10%인 점을 감안하면, 포기하는 계약금 규모는 약 20억~30억원으로 추산된다.

수분양자들이 계약해지에 나선 이유는 집값 하락으로 분양가가 시세 대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근의 수성못코오롱하늘채 전용 84㎡는 지난달 30일 3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수성아이파크 전용 84㎡는 아직 거래가 없지만 시세가 4억원대로 추락했다.

대구에선 할인분양도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만촌 자이르네' 는 1년 가까이 미분양이 소진되지 않자 최대 25% 할인을 시작했다.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의 '두류역 서한포레스트' 역시 15% 할인 분양에 들어갔다.

임예협 관계자는 "차라리 계약 포기를 하고 다른 단지를 분양받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판단"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선 가만히 있다가 수억원의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은행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점도 불만을 키우는 요인이다. 해당 단지는 1년 전인 2022년2월14일이 중도금 지급일이었으나, 여전히 금융기관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수분양자들은 분양률이 낮아 은행권에서 중도금 대출을 거절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예협이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의 분양률을 확인한 결과 지난 1월 기준 40%대 수준이다.

신탁사 관계자는 "현재 시공사와 시행사가 금융기관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급적 이른 시간 내 은행을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계약해지 사태가 발생하면 시행·시공사 측도 피해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분양 물량의 빠른 해소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65명이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수백억원의 고정수입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지금 대구에선 수십가구의 미분양을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다"며 "그 기간에 금융비용도 나갈 텐데 수백억원의 고정적인 수입을 날릴 바에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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