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호 거부권' 양곡법 재투표서 '부결'…간호법은 상정 불발

"자중하세요" 고성 항의…金의장 "간호법 다음 본회의서 처리"

윤재옥 운영위원장 "극렬 지지층 아닌 국민 민심 받들어야" 野겨냥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13일 재투표 끝에 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직회부한 간호법 제정안은 본회의 상정이 불발됐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90명, 찬성 177명, 반대 112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이 법은 수확기에 초과 생산량이 예상 생산량의 3~5% 이상이거나 쌀값이 평년 대비 5~8% 이상 하락한 경우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국민의힘 반발 속 지난달 말 야당 주도로 통과시켰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거부권을 행사해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법안이 확정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재의결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부결'을 민주당은 '재의결'을 당론으로 채택해 표결에 임해 결국 재의결이 이뤄지진 않았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처리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반대토론에 나선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은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모델을 가지고 추정해보니 암울한 결과에 도달한다는 결론이 나왔는데도 야당은 산수로 미적분을 후려쳤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작년 정권 교체기에 쌀값은 22만원에서 16만원까지 순식간에 25%나 폭락했다"며 "우리는 작년 쌀값 대폭락 사태에 눈물을 흘리며 절규하는 농민들을 지켜보면서 좌시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4·5 재보선에서 선출된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반대토론에서 "농민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농민들의 고통을 방치하고 농업을 말살시키겠다는 반농민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상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집단으로 항의하는 등 곳곳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발언 도중 야당석에서 고성이 터져 나오자 박 의원은 "이래서 국회가 욕을 먹고 있다. 자중하세요"라고 소리쳤다. 또 김승남 민주당 의원 발언 차례가 되자 이번엔 여당석에선 항의와 고성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이날 간호법 제정안도 상정하려 했으나 다음 본회의로 미뤄졌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 간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간호법 제정안은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하겠다"고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표결'을 외치며 항의하다가 중간에 퇴장했다.

간호사 업무 규정을 별도 법률로 분리해 간호사의 면허·자격·업무 범위·처우 개선 등을 담은 간호법 제정안은 민주당 주도 속에 지난달 23일 본회의에 부의됐다.

정부·여당은 지난 11일 명칭을 '간호사 처우법'으로 바꿔 기존 의료법에 존치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시간끌기용 쇼"라며 원안대로 처리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이른바 '쌍둥이 법'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통합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과 광주 군 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또 노인 및 장애인 학대 보도에 대한 권고 기준을 수립하는 내용의 노인복지법·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도 함께 처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신임 국회 운영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안건도 처리됐다.

윤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를 통해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정치는 실종된 우리 국회, 여야 할 것 없이 마이크만 잡으면 서로 증오와 비난을 쏟아내는 모습에 국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며 "극렬 지지층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민심을 받들어야 한다"고 야당을 겨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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