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뒷돈' 이정근, 1심 징역 4년6개월…法 "진지한 성찰 없어"

재판부 "증거인멸 시도하고 범행 부인…엄벌 불가피"

李측 "억울해서 억울하다 한 것…다시 재판 받겠다"

 

사업 청탁 대가와 불법 정치자금 등 1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12일 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이씨에게 징역 4년6개월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받은 명품 가방 등을 몰수하고 9억8000여만원의 추징금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고위당직자 지위를 이용해 10억원에 이르는 금품을 수수했다"며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부지원금·마스크사업 인허가 명목 '10억 뒷돈 수수' 혐의

이씨는 2019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정부지원금 배정, 마스크 사업 관련 인허가, 공공기관 납품 및 임직원 승진 등을 알선해 준다는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9억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를 받는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20년 2~4월 박씨로부터 선거비용 명목으로 3억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검찰은 이씨가 박씨에게서 받은 불법 정치자금과 알선 대가로 받은 돈의 성격이 일부 겹친다고 보고 수수금액을 총 1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씨는 재판 전 혐의를 부인해오다 첫 재판에서 "일부 금전을 받은 사실과 청탁 사실을 인정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다만 이씨는 10억원 모두를 청탁의 대가로 인정하는 건 아니라며 "대부분의 돈은 박씨가 스스로 도와주겠다고 먼저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고위당직자 지위 이용해 금품 수수…증거인멸 시도도"

이날 재판부는 이씨에게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청탁 및 알선 명목으로 수억원의 돈을 적극 요구했다는 사업가 박씨의 진술을 대부분 인정했다.

박씨는 "이씨가 장관·국회의원 친분 과시하며 사업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젊은 사람들 말처럼 빨대 꽂고 빠는 것처럼 돈을 달라고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재판부는 "고위당직자의 지위를 이용해 공공기관 공무원 직무 알선대가로 10억원에 이르는 금품을 수수했다"며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면서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했고 공판서도 대체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보여주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씨 측 변호를 맏은 정철승 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항소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검찰 구형이 3년인데 법원이 4년6개월을 선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 게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억울하니까 억울하다고 한 것"이라며 "(선고 직후 이씨에게) 항소심에 가서 처음부터 재판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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