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초속 30m' 강풍 헬기 못떠 속수무책…'굉음·비명' 뒤섞인 경포대

 

난곡동 인근 야산서 비화…소방 '대응 3단계' 최고 수위 발령
'동해안 최대 관광지' 경포로 번진 화마…펜션·정자 등 불타


"저렇게 타는 걸 바라 보고만 있어야 하다니…."

11일 강원 강릉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은 오전 11시 현재, 동해안 최대 관광지인 경포도립공원 일대로 번지고 있는 중이다.

불은 성인 남성이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초속 30m 강풍에 헬기가 뜨지 못하면서 일대 주민들은 자신의 터전이 잿더미가 되어가는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이날 난곡동 일대 주민 대피령이 떨어졌지만 피해주민들은 인근 농로에서 진화상황을 지켜보며 발을 동동 구르거나 주저 앉아 통곡을 하고 있었다.

난곡동 일대 주택 4채를 집어삼킨 화마(火魔)는 인접한 동해안 최대 관광지인 경포도립공원으로 거침없이 향했다.

11일 오전 강원 강릉시에서 대형 산불 화재가 발생, 화염과 연기가 한 리조트를 삼킬 듯 커지고 있다.(독자 제공)

불은 일대 펜션에 옮겨붙어 인근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황급히 대피했다. 불이 펜션과 주택 내부 집기를 태우면서 현장에는 '펑' 하는 굉음이 들렸고, 불이 도립공원 일대 산림을 태우면서 사격장을 방불케 하는 소음이 끊이지 않았다.

성수기를 앞둔 펜션 주인들은 발을 구르며 펜션이 불에 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펜션주인으로 보이는 60대 여성은 소방대원과 진화에 동원된 공무원들을 향해 "우리 집이 활활 타고 있다. 저것 좀 꺼달라"며 애원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한때 불이 인근 문화재인 '금란정'으로 번졌다는 소식이 들렸으나, 금란정이 아닌 다른 정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포 호숫가 역시 불에 타 소방대원이 진압한 상태지만, 언제든 다시 옮겨붙을 위험이 큰 상태다.  

11일 오전 8시 20분쯤 강원 강릉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가 민가로 확산되고 있다. 소방청은 소방 대응 3단계, 전국 소방동원 2호를 발령했다.2023.4.11/뉴스1 © News1 한귀섭 기자

이날 산불은 오전 8시30분쯤 강릉시 난곡동 일대 야산에서 발생했다.

강릉시에는 오전 10시30분부로 산불 3단계가 발령됐고, 낮 12시 현재 진화대원 1410명과 장비 107대를 투입해 진화 중이다.

순간최대풍속 초속 30m의 강풍이 불고 있어 현장에는 고성능 산불진화차량과 공중진화대,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오전 11시30분 기준, 산불 영향구역은 산림 약 99㏊로 산림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산불로 인한 시설피해는 주택 4동, 펜션 1동으로 총 5동이 소실됐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 인근 마을 주민 91명이 인근 경포동 주민센터와 강릉 아이스아레나로 대피한 상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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