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3000건' 서울 갭투자 두자릿수 '뚝'…집값·전세가율 하락세에 '시들'

집값 상승기였던 2019년 5월 26%였던 갭투자 비중, 올해 3월 3%까지 '뚝'

급락지 중심으로 매매 늘어날 가능성도…"여유자금 고려해 투자 결정해야"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고 매매·전세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서울 아파트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기 3000건대를 넘봤던 갭투자 거래량은 두 자릿수로 줄었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2091건으로 그중 63건이 갭투자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실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9년 이래 가장 적다.

갭투자는 전세를 레버리지로 삼는 투자 방식으로, 주로 집값 상승기 매매가 상승에서 얻는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이뤄진다.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이 제로금리 대출(이자 0%)이나 마찬가지라,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을수록 갭투자 유인이 커진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집값 고점 인식으로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갭투자 요인이 줄었다. 이에 갭투자 거래량은 올해 △1월 199건 △2월 195건 △3월 63건으로 석 달 연속 줄고 있다. 상승기였던 2020년 6월 2976건 대비 대폭 줄었다.

아실은 매매 이후 3개월간 소유자가 실거주하지 않고 전월세 세입자를 들이는 경우를 갭투자 사례로 분류하고 있어 추후 수치가 변동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전체 거래량 대비 갭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감소 추세가 뚜렷해 추세가 변동하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올해 1월 14%(1463건 중 199건)였던 갭투자 비중은 2월 8%(2508건 중 195건), 3월 3%(2091건 중 63건)으로 대폭 축소됐다. 월간 기준 갭투자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난 2020년에는 그 비중이 19%(1만6074건 중 2976건)였다. 2019년 5월에는 26%(4686건 중 1207건)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갭투자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 하락세로 투자 유인이 줄어든 데다, 갭투자의 레버리지인 전셋값도 계속 떨어지면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전세가율은 50.9%로 2011년12월(50.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남구는 41.6%로 40% 붕괴를 코앞에 뒀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집값이 오르지 않는 상황이라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는 갭투자 가치가 떨어졌는데, 전셋값까지 하락하면서 투입해야 할 비용까지 커졌다"며 "여기에 고금리 등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근래 매매가격이 급락한 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 매매가 늘어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최근 3개월 기준 서울에서 갭투자가 증가한 지역은 △송파구(-8.00%) △강동구(-6.79%) △성북구(-10.27%) △노원구(-12.02%) 순으로 지난해 집값이 대폭 떨어졌던 곳이다.

여유 자금 없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경우, 역전세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세입자 보증금에만 의존해 갭투자에 나설 경우, 전셋값 하락으로 인해 역전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자금조달 능력을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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