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까지 나선 '마약음료'사건…신종 피싱 가능성 "배후 수사 집중"

마약음료 나눠준 마지막 4번째 용의자 대구에서 검거

마약 이용한 신종 피싱 범죄 가능성 제기…'총책' 잡힐까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선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의 용의자 4명이 모두 검거됐다. 마약범죄수사대로 사건을 이관한 경찰은 용의자들에게 마약 배후 수사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번 마약음료 사건의 네 번째 용의자인 20대 여성 A씨를 전날(6일) 밤 11시50분쯤 대구에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까지 체포되며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모두 잡혔다.

강남 마약음료 사건 용의자들 2명씩 짝을 지어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학생들에게 마약음료를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뉴스1 김정현 기자


◇마약음료 나눠준 용의자 4명 모두 검거·자수…2명씩 짝지어 활동

이번 마약음료 사건의 용의자는 총 4명이다. 이들은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시음행사를 명목으로 강남 학원가에서 필로폰 등 마약성분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학생들에게 마시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학생들에게는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라고 거짓말을 했다.

또 음료수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자녀가 마약을 했으니 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있다. 학생들에게 '구매 의향을 확인하겠다'며 부모들의 전화번호를 받아내기도 했다.

경찰은 일당들이 학부모들에게 500만원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음료를 마신 자녀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112 신고를 접수한 강남경찰서는 폐쇄회로(CC)TV와 피해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용의자들을 추적했고, 5일 오전 1시30분 동대문에서 처음으로 용의자 B씨(49·여)를 검거했다. B씨의 검거 소식을 들은 남성 C씨와 20대 여성 D씨는 자수했다.

용의자들은 2명씩 짝을 지어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학생들에게 마약음료를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에서 검거된 A씨와 동대문에서 검거된 B씨는 대치역 인근에서, 자수한 C씨와 D씨는 강남구청역 근처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음료 사건 용의자들이 학생들에게 마시게 한 음료. 필로폰 등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뉴스1 김정현 기자


◇신종 피싱 가능성도…경찰 "배후 수사에 집중할 예정"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당초 강남경찰서가 맡고 있던 해당 사건을 전날 마약범죄수사대로 이관하고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마약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음료를 나눠준 용의자들이 모두 검거된 만큼, 배후 수사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이번 사건을 신종 피싱 사기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거된 용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보고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책으로 의심되는 또 다른 인물이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한 정황도 있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분업화돼 있는 보이스 피싱 조직과 비슷한 지점이 많은 상황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을 중심으로 최대한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향후 수사차장 중심으로 범 마약단속 추진체계를 설치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검찰과도 긴밀하고 협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마포구 마약범죄수사대를 방문해 마약음료 수사 상황을 살피고 철저한 수사를 당부할 예정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당초 강남경찰서가 맡고 있던 해당 사건을 전날 마약범죄수사대로 이관하고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2023.3.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정치권·교육계도 파문…尹 대통령 "충격적인 일…수사역량 총동원하라"

학생들을 상대로 몰래 마약을 먹인 초유의 범죄가 발생하자, 수사기관은 물론 정치권 및 교육계에서도 충격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마약음료 사건에 대해 "마약이 고등학생들에게까지 스며든 충격적인 일"이라며 "검·경은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 유통, 판매 조직을 뿌리 뽑고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라"고 지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해당 사건에 대해 "미래세대를 포함해 사회기반이 무너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인 만큼 마약범죄에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서울시교육청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서는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관내 학교들에 마약음료 사례가 더 있는지 파악에 나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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