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만큼 악화…첫 '감산' 선언

잠정 영업익 6000억 전년비 96% 감소…2009년 1분기 수준

첫 메모리 '감산' 선언…"의미있는 수준까지 생산량 하향"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올해 1분기(1~3월)에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글로벌 경기가 움츠러들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결과다.

'반도체 혹한'이 길어지자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인위적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75% 감소한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63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9% 감소했다.

이번 실적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 1조원보다 4000억원이나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영업익이 전망치를 밑돈 건 반도체 실적이 그만큼 더 악화됐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초만 해도 1조∼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올해 1월 당시 전망보다 반도체 업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컨센서스는 점차 하향조정됐다.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시장 안팎에선 반도체 사업 부문인 DS 사업부에서 4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반도체 부문 부진을 모바일(MX) 부문에서 일부 만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시스템 반도체와 SDC도 경기 부진 및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자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그간의 입장을 바꿔 결국 '감산'을 공식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메모리 제품 감산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다만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기 때문에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감산'을 선언한 것은 2021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범용제품 기준 D램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021년 3분기 4.10 달러에서 지난해 말 2.21 달러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낸드 역시 같은 기간 4.81달러에서 4.14달러로 떨어졌다.

올 1분기에도 전체 D램과 낸드 가격은 전분기 대비 각각 20%, 10∼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메모리 사업인 파운드리 역시 가동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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