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덕' 3월 물가 4.2%↑, 1년 만에 최저…"향후 불확실성 커"

석유류 14.2%↓, 2020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전기·가스는 여전히 높아
가공식품 9.1%↑…근원물가 4.8%↑, 2년2개월 만에 총지수보다 높은 수준

 

3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4% 초반대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물가가 2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상승했다.

지난해 3월(4.1%) 이후 최저 상승 폭이며 전월인 2월 상승률(4.8%)보다 0.6%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고 이후 5%대를 기록하다가 지난 2월에 4%대를 기록하는 등 서서히 둔화하는 양상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자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하고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공요금 인상 요인, 석유류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현재 높은 수준의 서비스 가격 부문 둔화 여부 등 불안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2023.4.4/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휘발유 -17.5%, 경유 -15% 등 낙폭 키워…농축수산물도 3%↑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가 14.2% 하락해 2020년 11월(-14.9%)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보였다.

휘발유가 -17.5%, 경유가 -15%, 자동차용LPG가 -8.8%로 전년 동월 대비 크게 떨어졌다.

전월비로 따지더라도 경유가 -4.1%, 등유가 -2.3% 등 하락했다. 다만 휘발유는 0.8% 올랐다.

김 심의관은 "지난해 3월에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올라서 기저효과가 작용해 이번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영향으로 공업제품은 2월 5.1%에서 3월 2.9%로 상승률이 낮아졌다.

하지만 빵(10.8%), 스낵과자(11.2%)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가공식품(9.1%) 물가 상승세는 여전했다.

농축수산물은 작황부진과 채소류·과일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3% 올라 전월(1.1%)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농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4.7%, 7.3% 올랐고, 특히 농산물에서 양파(60.1%), 풋고추(46.2%), 수산물에서 고등어(14%) 상승 폭이 컸다.

축산물은 1.5% 하락했다. 국산 쇠고기(-6.1%), 수입쇠고기(-7%) 등에서 하락 폭이 컸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28.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 2월과 같은 상승폭으로 2010년 통계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비스물가 3.8% 상승…택시비 상승에 공공서비스 물가 올라

전년 동월 대비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3.8%를 기록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5.8% 상승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7.4%를, 외식 외 물가 상승률은 4.6%를 기록했다.

개인서비스 품목에서는 보험서비스료가 12.2%, 생선회(외식)가 7.2%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이러닝이용료(-11.7%)에서 감소 폭이 컸다.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0.9%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가 각각 1.2%, 0.7%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1.2% 올랐다. 택시료가 7.2% 상승한 영향이 컸다.

◇근원물가 오름세 여전…생활물가 4.4%, 신선식품 7.3% 올라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2월과 같은 상승 폭이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총지수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한 건 2년2개월 만이다.

2021년 1월에 총 지수는 0.9% 상승했으나,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2%를 기록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역시 2월과 같은 4%를 기록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4.4%, 신선식품지수는 7.3% 각각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석유류 가격 안정 등으로 둔화 흐름이 가시화되는 모습이지만 근원물가가 아직 높은 수준이고 최근 서비스 및 가공식품 가격 오름세, 국제에너지 가격 연동성 등을 고려하면 아직 물가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요 품목별 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관리하는 한편 닭고기, 가공용 감자와 같은 주요 식품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 및 연장, 통신비 등 생계비 경감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물가 안정기조가 조기 안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전기·가스 계량기의 모습. ./뉴스1DB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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