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13개월 연속 적자, 수출 6개월째↓…對중국 적자 지속

반도체 34.5%↓, 주력품목 고전에 46.2억달러 적자…車 '고군분투'
6개월 만에 수출 550억달러대 회복, 에너지수입 감소세는 긍정적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1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올 1분기 적자액이 사상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무역적자액의 절반에 벌써 근접했다. 대중국 무역적자도 6개월째 지속돼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수출 감소가 6개월째 이어진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8월 이후 3년여 만이고, 13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겨울철을 지나며 수입액 증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에너지 수입량이 줄어들고 가격도 하락 추세인 점은 향후 무역수지 개선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3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551억달러, 수입은 597억달러로로 무역수지는 46억2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올 들어 지난 1~3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은 226억달러로, 세 달만에 지난해 무역적자 447억9000만달러의 47.8% 수준에 육박했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의 주요인은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입액 증가세가 이어진데다 세계 경기둔화 속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하는 반도체 경기 악화가 겹친 요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자 반도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더딘 경기회복도 주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은 전년동월(638억달러)보다 13.6% 감소한 55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규모는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550억달러대를 회복했지만 수입액이 더 커 흑자로 반등하지 못했다.

수출 감소는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3월 대비 기저효과에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황의 급전직하가 겹친 영향이 크다. 수요감소로 판매가격마저 크게 떨어진 반도체 수출은 86억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34.5%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은 반도체뿐 아니라 주력 수출품목 전반의 고전으로 이어졌다.

석유화학(40.9억달러·25.1%↓)을 비롯해 △일반기계(48.1억달러·0.8%↓) △철강(31.4억달러·10.7%↓) △석유제품(46.0억달러·16.6%↓) △디스플레이(12.2억달러·41.6%↓) △바이오헬스(11.8억달러·36.4%↓) △무선통신(10.6억달러·42.3%↓) △섬유(10.2억달러·12.0%↓)△선박(11.4억달러·24.3%↓) 등 대부분 두 자릿수 수출 감소폭을 보였다.

자동차 수출이 65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64.2% 증가하고, 같은 기간 이차전지 품목도 8억7000만달러로 1.0% 수출이 늘었지만 반도체 등 수출 전반의 부진을 상쇄하긴 역부족이었다.

지역별로는 자동차 수출 급증의 영향을 크게 받은 미국(97.9억달러·1.6%↑), 중동(18.4억달러·21.6%↑) 등에 대한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최대 교역국인 중국(104.2억달러·33.4%↓)과 미국에 이은 세 번째 주력 수출시장인 아세안(96.1억달러·21.0%↓) 등에서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과 아세안 내 최대 교역국인 베트남이 세계경제 둔화 등의 요인으로 수출입이 모두 감소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줄고, 중간재 수출 시장도 쪼그라들며 우리나라 수출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중구의 한 공동주택 도시가스계량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3.3.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수입은 전년동기보다 6.4% 감소한 59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원유(6.1%↓), 가스(25.0%↓) 등 에너지 수입이 11.1% 감소한 145억달러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에너지수입액은 지난해 12월 167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올들어 1월 158억달러, 2월 153억달러 등으로 줄고 있다.

동절기가 끝나가며 수요가 감소하고 유가와 LNG 가격도 하락 추세인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지난해 배럴당 110.93달러를 기록한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78.51달러까지 낮아졌고, 같은 기간 LNG가격도 1MMBtu당 24.81달러에서 17.88달러로 하락했다.  경기둔화 영향으로 반도체(10.6%↓)·철강(12.4%↓) 등 원부자재 수입 역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3월에도 무역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규모는 점진적 개선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출둔화는 제조기반 수출국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추세여서 글로벌 경기 회복 시점과 맞물려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더해 금융부문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 수출도 작년 10월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3월에도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IT부문 업황 악화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이 장관은 "에너지 수입 감소등으로 일평균 수입도 올 1월 이후 감소하면서 무역적자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정부의 모든 지원역량을 총동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장관은 전날 전기·가스 등 2분기 에너지요금 요금결정을 유보한 것을 겨냥해 "무역적자 개선을 위해서는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와 함께에너지 효율개선과 절약문화 정착이 중요하다"며 "에너지 요금 현실화가 지연될 경우 에너지 고효율 구조로의 전환이 늦춰지고, 에너지 수입 증가로 무역수지에 대한 부담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인상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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