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 '민주주의 아버지' 패러디한 전우원 방명록 "진정한 아버지는…"

 

이순자 "민주주의 아버지는 남편"

 

손자 "민주주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 묻히신 분들"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27)가 31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가운데 '방명록'을 통해 할머니이자 전두환의 아내인 이순자씨를 우회적으로 저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5월 3단체장 등과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전두환 일가 구성원이 5·18 묘역을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씨는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저라는 어둠을 빚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라고 적었다. 

여기서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라는 표현을 쓴 것은 우원씨의 조모인 이순자씨가 "민주주의의 아버지는 전두환"이라고 한 말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이순자씨는 지난 2019년 1월1일 극우성향의 한 인터넷매체와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단임제를 이뤄서 지금 대통령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는 1987년 당시 대통령이던 전두환씨가 민주화와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직선제와 평화적 정부 이양 등 8개 항으로 이뤄진 당시 노태우 민정당 대표의 안을 받아들여 '6·29선언'을 수용한 것을 두고 '민주주의 아버지'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6·29선언은 '6월 항쟁'이라는 전국민적 저항에 직면해 위기에 몰린 제5공화국 집권세력이 내놓은 일시적인 양보 조치이거나 국민의 민주화 요구에 대한 '항복 선언'이라는 평가가 병존한다.

전우원씨는 5·18묘지 참배에 앞서 이날 오전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리셉션홀에서 5·18 피해자들과 만나 사죄하고 "5·18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대학살이고 비극"이라며 "학살 주범은 할아버지이고 전두환씨는 민주주의 발전을 오히려 역행시켰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아버지'라는 표현을 패러디해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라고 반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