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재단 "전두환 굴레 덮어 쓴 손자 안쓰럽고 가슴 먹먹…따뜻하게"

 5·18 재단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를 하기 위해 광주를 찾은 일에 대해 "가슴이 먹먹하고 안쓰럽다"고 평가했다.


마약수사대 조사를 마친 전우원씨는 30일 새벽 광주에 도착 "정말 최선을 다해서 피해자분들께,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그분들의 억울한 마음을 최대한 풀어드리고 싶습니다. 저를 포함한 저희 가족분들로 인해서 정말 지금까지 너무 상처 많이 받으셨을 것 같고 정말 원한도 많으실 것 같고 이렇게 늦게 오게 되어서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진태 5·18재단 상임이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죄를 사죄하는 손자의 모습이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며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조 이사는 "전두환은 사죄 한마디 없이 세상을 떴났지만 전두환의 죄과는 결코 사라지거나 덮어지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역사적 단죄를 받을 것이라고 믿어 왔다"며 "역사적 죗값을 치르지 않은 범죄자 후손들이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해서 지금 전우원 씨가 바로 적나라하게 입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타깝지만 그 후손이 또 그런 무거운 죗값을 치를 수밖에 없게 된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며 전우원씨가 무릎을 꿇기 위해 광주를 찾은 건 나름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광주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한 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와 인사하고 있다. © News1 구윤성 기자

진행자가 "전우원씨가 방송 중에 또 마약을 먹어 유족들 사이에서도 '얼마나 진정성, 신뢰성 있게 들을 수 있느냐'를 놓고 상의했다는데"라고 묻자 조 이사는 "그런 우려를 안 가질 수는 없다"고 했다.

조 이사는 "그런 것까지 고려해서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눈 결과 전우원씨의 입장, 증언을 청취할 만하고 그 진정성을 광주에서 직접 확인한 뒤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우원씨가 숨겨놓은 비자금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증언했기에 (오늘 만남에서) 좀 확인해 보고 이를 근거로 해서 이후 진행될, 법과 제도 등의 방안을 찾도록 해 보겠다"라며 전우원씨가 말하는 것을 들은 뒤 비자금 추적 등의 조치를 관계당국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진태 이사는 "(전우원씨는) 본인이 처벌을 무릅쓰고 귀국까지 했다"며 "전두환 후손이라는 굴레, 그런 부분들을 한 청년이 감당하는 데 굉장히 힘들었겠다는 생각에 한편으론 안쓰럽다"고 했다.

이에 "매우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해 유족과 피해 당사자 단체 대표들이 함께 만나 대화를 나누고 묘지 참배에 동행해서 전우원씨의 사과, 사죄, 참배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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