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조사 후 '광주행' 택한 전우원…전태일 열사 동생 "고생 많다"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광주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한 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와 인사하고 있다. 2023.3.29 © News1 구윤성 기자>

 

36시간 조사 뒤 모습 드러낸 '전두환 손자'

"가족 연락 많지만 당분간 만날 계획 없어"


약 36시간의 경찰조사를 마치고 나온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27)가 "가능하면 오늘 광주로 내려가고 싶다"고 밝혔다. 전씨는 실제로 이날 밤 광주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29일 오후 7시50분쯤 서울 아현동 마포경찰서에서 모습을 드러낸 직후 "가능하면 오늘이나 내일 5·18 유가족들에게 연락드려 언제 (만남이) 가능한지 여쭙고 편하신 시간에 광주를 가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간이검사 결과 '음성'…자세한 결과 기다려야"

미국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전날 경찰에 체포됐던 그는 "(경찰 조사에서) 방송에서 밝힌 바와 같이 대마초 등 마약을 투약했다고 말했다"면서도 간이검사 결과와 관련해 "당일 나오는 결과는 음성이고 자세한 검사 기록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전씨는 할아버지인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을 비롯해 주변인들의 비위 의혹을 폭로한 동기에 대해 "후계자 구도엔 관심이 없다"며 "다만 봉사활동하다가 만난 교회 단체의 좋은 분이나 아이들, 지인 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폭로했다"고 답했다.

전씨는 "가족들과 당분간 만날 계획이 없다"며 "(아버지와 삼촌 등) 연락 오신 분이 너무 많아 따로 연락 안하고 있다"고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폭로를 이어가던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반납했다"며 "휴대전화를 개통해 가능한 한 빨리 소통의 창을 열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과 관련해 새로운 단서가 포착돼야 수사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새로운 단서는 저희 가족들이 협력해야 나온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웬만하면 죄를 숨기려 할 것이기 때문에 저라도 대신 가서 사죄드릴 계획"이라며 "저 같은 죄인을 받아주시는 광주시민 여러분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광주를 찾은 후 마음이 풀리실 만큼 유가족에게 연락드리고 싶고, 연락을 받아주실 때 감사하고 축복이라 생각하고 찾아뵐 것"이라고 했다.

◇전태일 열사 동생 "지나간 잘못 참회하고 사과하길"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와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관계자는 전씨의 이같은 입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포경찰서 현장에 있던 전태삼씨는 "(전우원씨가) 지나간 잘못을 참회하고 뉘우치고 진심 어린 사과하길 고대한다"며 "그가 미국에서 오셔 잘못된 것을 고치겠다고 해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5·18 부상자회 이남 서울지부장은 "단체와 유족을 대표해 (유씨의 사과를) 격하게 환영한다"며 "당당하게 용기 잃지 마시고 5·18 영령과 피해자들에게 당당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주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씨는 지난 14일부터 자신의 SNS 게시글과 동영상을 통해 할아버지인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비리 의혹은 물론 자신과 지인들의 마약 투약 혐의를 폭로해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특히 여러 장의 가족사진과 함께 "저는 제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나라를 지킨 영웅이 아닌 범죄자"라고 강하게 비판하던 그는 지난 17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마약 투약 행위를 생중계해 또 한 번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일주일만인 24일 퇴원한 그는 ‘광주를 찾아 518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귀국길에 올랐고 지난 28일 오전 6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이어 호송차를 타고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인치돼 이날 오전부터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그가 폭로했던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일각에서는 구속수사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경찰은 전씨가 자진 출석해 조사받은 만큼 석방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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