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한달 앞두고 안보실장 전격교체…대통령실에 무슨일

정부, 사퇴 표명 후 1시간여 만에 후임자 발표까지

전격 사퇴 아닌 尹의 전격 결심…누적책임·보고누락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일정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가운데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이 전격 교체됐다.

그간 대통령 순방 과정에서 빚어진 혼선과 잡음으로 인해 대통령실 외교안보 교체설이 꾸준히 돌았지만, 최근 대통령실 안팎에서 불거졌던 방미 일정 조율과정에서의 문제점이 결정적인 교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김성한 안보실장의 사의를 오늘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5시3분께 본인 명의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약 1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윤 대통령의 사의 수용 의사를 밝혔다.

나아가 대통령실은 조태용 주미대사를 신임 안보실장에 내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신임 안보실장이 바로 인수인계 작업 거칠 것"이라며 "(조태용 주미대사가) 공관장 회의를 위해서 한국에 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전날(28일)까지도 김 실장 교체설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이날 김 실장의 사의를 밝히고, 후임자 내정까지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대통령실 내부에서 안보실장 교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 온 것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안보실장의 전격 사퇴 혹은 교체가 아니라 윤 대통령의 결심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더 적합한 해석이라는 주장이 대통령실 안팎에서 제기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안보실장 교체를 검토한 바는 없었다. 그러나 김 실장이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여러 차례 피력했고, 대통령도 만류한 걸로 아는데 본인이 거듭 이같은 바람을 피력해 고심 끝에 수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12년 만의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실장의 교체는 뜻밖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미정상"안보실장이 물러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안보실장 교체를 결단할 '중대 사유'가 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 조율 과정에서 미국 측이 제안한 문화와 관련된 중요 일정이 누락됐고, 이에 윤 대통령이 뒤늦게 보고받고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외국에 다녀보면 K컬쳐 이야기를 많이 한다. 외교는 이제 문화, 국방 등 종합적인 것 같은데 우리가 글로벌 톱인 문화적 부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의 가장 큰 외교가 K컬쳐"라고 말했다.

다만 문화 행사 관련 일정 누락 부분이 국빈방미를 한 달 앞두고 국가안보실장을 교체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는 지에 대해선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긍정적인 성과보다 부정적인 면이 부각됐다는 점에서 외교·안보 라인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 때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서 토니 블링컨 현(現) 국무장관과 카운터파트로 북핵문제를 논의한 경험이 있는 '북핵·미국통'인 조태용 주미대사가 미국 현지에서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지휘하고 있어, 안보실장 교체로 인한 업무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결단을 앞당긴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실장은 사퇴의 변을 통해 "향후 예정된 대통령님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