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효과 받나"…'산단' 앞 아파트, 일주일 새 매물 30% 증발

전용 84㎡ 발표 직후 1.2억원 올라 실거래…발표 후 호가 5.5억원까지↑
인프라 확충 기대 높지만…시장 침체·입주 폭탄에 "섣부른 투자 유의"

 

경기 용인시 일대가 반도체 특화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된 가운데 일대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산단 부지와 맞붙은 아파트 단지에서는 일주일 만에 매물이 30% 증발했고, 며칠만에 시세 대비 1억원 높은 가격에 거래가 나오자 호가도 수천만원씩 올랐다.


243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에 위치한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5단지' 매물은 전날 기준 106건으로, 산단 후보지가 발표됐던 지난 15일 151건 대비 29.8%(45건) 줄었다. 이 단지는 정부가 발표한 첨단산단 후보지에 인접해 있다.

정부는 지난 15일 용인시 일대에 2042년까지 첨단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짓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등을 최대 150개 유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맞춰 삼성전자는 20년간 300조원을 투입한다.

발표 직후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렸다. 용인한숲시티 5단지 매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150건 안팎을 유지했지만, 일주일 만에 100건 수준으로 급격히 물량이 줄었다. 이달 초 3억35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84㎡는 발표 이틀 뒤 약 1억2000만원 높은 가격에 손바뀜됐다.

수천만원씩 호가를 올리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전용 84㎡ 중층 매물을 내놓은 한 집주인은 산단 후보지 발표 하루 전 호가를 3000만원 내렸지만, 발표 이튿날에 곧바로 호가를 7000만원 올렸다. 같은 면적의 또 다른 매물은 지난 21일 호가를 단숨에 8000만원 올리면서 5억원에 재등록됐다. 3억원대였던 호가는 현재 최대 5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많다"며 "중심지가 멀고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주민들도 매수 희망자들도 산단 덕에 인구도 유입되고 인프라도 더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러한 기대감이 실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상황이라 추격 매수가 잇따르는 데도 한계가 있고, 일대에 입주 물량 '폭탄'이 예정된 탓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의 올해 입주 물량은 4862가구, 내년은 9309가구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인프라 확충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가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직주 근접 수요도 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체적인 사업 윤곽이 잡혔을 뿐 가시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당장 투자성 매수에 나서는 것은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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