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홍보' 강조 尹대통령…'어공'에 힘 실리나

 

근로시간 유연화 논란, 정책 홍보·정무 미흡 지적
尹, 노동개혁 '정무' 능한 이관섭 수석에게 맡겨

 

윤석열 대통령이 정책 홍보와 정무 기능 강화를 강조하면서 대통령실 내에서 '어공'(정무직 공무원)들에게 힘이 더 실리는 모습이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주 69시간제' 논란은 정책 홍보와 정무적 판단이 미진했던 것이 원인 중 하나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시간 유연화 정부 법안이 무엇인지 핵심을 명확하게 국민들에게 설명하지 못했고, 정책 발표 뒤 MZ세대 사이에서 번진 반발 목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도 국무위원들에게 "정책 홍보를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라"고 주문했다.

기업에서 제품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처럼 새로운 정책도 국민에게 제대로 인식되기 위해선 명확한 핵심 전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정책 홍보의 중요성을 짚은 것이 처음은 아니다.

윤 대통령은 이전에도 참모들에게 "국민이 알지 못하는 정책은 정책이 아니다"라며 각 부처에서 정책 홍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부처에서 '늘공'(직업공무원)들이 좀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현안과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때가 있는데 답답함이 느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주 69시간제 논란도 고용노동부가 정무적 판단을 하지 않은 채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현행 '주' 단위인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월 이상'으로 확대하는 권고안을 공개했을 때도 온라인상에서는 '공짜 야근'을 우려하는 MZ세대 비판이 적지 않았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안에서도 고용부가 근로시간 유연화 법안을 입법예고한 뒤 청년세대 사이에서 들끓은 비판을 조기에 감지하지 못한 것이 실책으로 꼽히고 있다.

윤 대통령이 근로시간 유연화가 포함된 노동개혁 담당을 기존 안상훈 사회수석에서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으로 변경하도록 한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과제가 사회수석에게 집중돼 과도한 부담을 안고 있어 업무를 분산한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지만 사실상 '어공'의 역할을 강조했다는 풀이다.

이관섭 수석은 정통 관료 출신이지만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정무적 감각까지 겸비한 것으로 호평을 받는다.

아울러 주요 정책을 다루는 늘공이 중심인 사회수석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국정기획수석실은 국정 홍보와 정무에 강한 어공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처의 홍보가 너무 정형화돼 있고 새롭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그러면 정책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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