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두 달째 '경기 둔화' 진단…"수출 부진이 결정적"

 최근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이 나왔다. 정부가 '경기 둔화' 진단을 내놓은 것은 지난달 '경기 둔화 우려'에서 표현을 바꾼 이후 두 번째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3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제조업 기업심리 위축 등 경기둔화 흐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 축산물 할인행사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세 등에 힘입어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1월 5.2%보다 상당 폭 내려간 수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석유류·농산물 제외)는 전년 대비 4.8% 상승했다.


지난달 고용은 전년 동월 대비 31만2000명 증가하면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실업률은 3.1%로 전년보다 0.3%p 하락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제품 수출 부진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통관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한 501억1000억달러였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은 15.9% 감소한 22억8000만달러였다.


지난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상품수지는 무역적자 확대로 74억6000만달러 적자를,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가 커지면서 32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출이 예상했던 것 만큼 빠르게 나빠지는 모습이 나타났고, 추가로 더 나빠지고 있지는 않지만 크게 반등하고 있는 모습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수출 부진이 경기 둔화에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내수 회복 속도는 완만한 모습이었다.


지난 1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공공행정은 5.9% 감소했고, 광공업은 2.9% , 건설업 1.8%, 서비스업 0.1%씩 각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2.1%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1.4% 감소했고 건설투자는 1.8% 증가했다.


기재부는 2월 소매 판매 전망에 대해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 및 백화점 매출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과장은 "소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작년 2,3분기 같은 가파른 회복세는 아니다"라며 "굉장히 완만하고, 특정 요인에 의해 바로 주춤하거나 꺾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보다 0.5p하락한 90.2였다. 해당 지수는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기업 심리를 나타내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는 전월과 같은 69, 전망치는 전울보다 3p 오른 71이었다. BSI는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하회한다.


기재부는 경제 대외 여건과 관련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부문 금융불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등 하방위험이 교차하며 세계경제 불확실성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과장은 중국 리오프닝이 가져올 효과에 대해 "중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빨리, 많이 느느냐가 우리가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볼 수 있는 1차적인 부분"이라며 "2차적으로는 중국의 IT 제품 수요가 늘면 반도체를 포함한 중간재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기재부는 "물가·민생안정 기반을 굳건히 하고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수출·투자 등 경제활력 제고와 3대 개혁,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경제체질 개선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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