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협치' 첫 시동…김기현-이재명 회동 17분만에 종료

김기현 "민생법안 처리" 이재명 "공통공약 추진"
비공개 회동서 '봉고파직' 등 발언 나오자 이재명 웃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냉랭하게 얼어붙은 여야 대치 국면 속 협치를 위한 첫 만남을 가졌다.

양당 대표는 '민생 협력'이라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모두 발언을 제외한 비공개 회동 시간은 약 17분에 그치는 등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존재함을 보여줬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취임 인사차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를 만났다. 양당 대표 회동은 10시40분께 시작해 약 10분간의 모두 발언 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양당 사무총장, 수석대변인, 비서실장 등이 배석했다.

김 대표는 회동 직후 국민의힘 대표실로 자리를 옮겨 회동 내용을 전했다. 김 대표는 "민생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여야 협조를 잘하자고 요청을 드렸다"며 "(이 대표는) 그 문제에 대해 당연히 협조하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여야 대표 공동회동에 대해서는 "논의가 안 됐기 때문에 답변을 드릴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2021년 원내대표 시절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의혹을 공세를 주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당시 김 대표에게 봉고파직에 더해 남극 쪽에 있는 섬으로 위리안치하겠다고 하는 등 강대강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봉고파직 등 발언을 이 대표에게 언급하자 "웃으셨다"며 "후보 시절 경쟁하던 시절과 당 대표가 되면서 서로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소통과 공감을 넓히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 발언을 놓고 논란을 벌일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제안한 비상경제회의에 대해서는 "제안을 들었으니 검토해 봐야 한다"고 했다. 또 최근 민주당이 공세의 타깃을 삼고 있는 한일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공개 회담에서도 민생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고 전한 뒤 "김 대표가 기업의 투자나 경제와 관련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이 대표는 불합리한 규제는 당연히 해소해야 하지만 필요한 규제, 예를 들어 국민 안전과 생명에 필요한 규제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안 대변인은 "김 대표가 여야 대표 간 자주 봤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이 대표도 여야 간 협력을 위해, 민생을 위해서라도 자주 보자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모두 발언에서 언급한 여야 공통공약추진단 구성과 관련해 "국민의힘 정책위도 구성돼야 한다"며 "관련된 이야기들은 차차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안 대변인 이날 회동에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5·18 발언과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이 없었고 전했다. 또 김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언급한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 발언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회동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선 후 첫 방문이고 민생에 관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하니까 우리는 국민의 삶에 관계된 것이라면 얼마든지 협조한다는 말을 나눴다"며 "첫 만남이라 서로 덕담을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김 대표가 '봉고파직, 위리안치' 발언을 언급했냐는 질문에 "위리안치 얘기를 했다"며 "그게 어떻다고요"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밝게 웃고 있다. 2023.3.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김 대표는 이날 회동 모두 발언에서 "그동안 여야가 치열하게 서로 대립하는 것 아니냐 하는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 대표께서 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저도 당 대표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회 협치 운영 원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쟁점이 있는 법안들이 있고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그런 부분은 좀 미루더라도 쟁점이 덜한 법안부터 빨리 처리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여야가 입장을 떠나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어떤 것이 더 시급한지 어떤 것이 더 유효한지 진지하게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개선 가능한 방안을 찾아내면 좋겠다"며 "정부·여당에서 제시하는 안건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퇴행적이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더 나은 국민의 삶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적극 협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때 여야 후보들이 공통되게 국민께 약속드린 것들이 상당히 많다. 그게 국민적 합의이자 대국민 약속이라고 보기 때문에 공통공약추진단을 구성해서 정책협의회를 만들고 신속하게 입법할 건 입법하고 만들 것은 만들어서 집행하자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제안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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