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터지자…김만배 "폰 바꾸고 수익 감추려 기민하게 움직였다"

 

검찰 외 국세청 동향도 파악…구치소서도 변호사 통해 지시 전달
이재명 측근과도 연락…"정영학 녹취록, 대선때까지 공개 안돼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가 대장동 비리 의혹이 터지자마자 대장동 개발로 벌어들인 수익을 감추려고 기민하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 의견 무시하고 500억 배당 받아

15일 '대장동 수익 은닉'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9월 언론에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보도되기 시작하자 휴대전화 기기와 번호를 모두 바꾼 뒤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김 전 검찰총장은 A 변호사 등 자신이 소속돼있던 로펌 변호인단을 소개시켜줬다. 그러던 중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씨에게 50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보도되고, 정영학 회계사가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에 김씨는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에게 검찰의 계좌 동결에 대비해 화천대유로부터 500억원을 배당하는 방안을 A변호사와 논의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A 변호사 등 변호인들은 검찰에 현 시점 이후 재산을 유출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해 추징보전 청구를 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하겠다는 취지의 검토 결과를 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이 같은 의견을 무시하고 화천대유로부터 500억원을 배당받고 수원 일대 토지를 사들였다.

김씨는 검찰의 추징보전 청구 외에 국세청의 세무조사에도 대비하기 위해 A 변호사에게 국세청 동향 파악을 부탁하기도 했다. A변호사가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다고 하자, 김씨는 A 변호사를 통해 최 이사와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에게 수표를 추가 인출해 농지 등을 추가로 매수하라고 지시했다.

김씨가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후에도 A 변호사를 통해 최 이사와 이 대표에게 지시를 이어왔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A 변호사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공소장 모두사실 부분 등에 저와 법무법인이 불필요하게 기재돼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나, 저희는 의뢰인의 재산 처분 등 관련 행위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사실도 없고 그럴 이유도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건 관련 변호나 자문 과정에서 법적쟁점이 있더라도 의견을 제시했을 뿐 위법으로 문제될 수 있는 행위를 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 "이재명 측근들과도 연락"

김씨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터지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측과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정영학 회계사가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이후인 2021년 9월 이 대표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2차례 통화했다고 검찰은 적시했다.

또 김씨 재판 중 정 회계사 녹취록에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등장한 것과 관련해, 김씨는 A 변호사를 통해 정치권 인사에게 '걱정하지 마라'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정 실장 측도 A변호사를 통해 김씨에게 '캠프에서 잘 챙기니 걱정하지 마라. 정 실장은 절대 출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한다.

김씨는 A 변호사와 접견하면서 정 실장이 검찰 조사 때 김씨와 1년에 20회 이상 통화한 사실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을 보고받았다. 또 정 회계사의 녹취파일이 언론에 보도되자 A변호사에게 '20대 대통령 선거 때까지 공개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는 게 검찰의 조사내용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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