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쩐의 전쟁' 승자는 카카오·하이브 아닌 이수만?

하이브, 에스엠 인수 절차 중단…카카오 경영권 갖고 하이브 플랫폼 협력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최소 5000억원 벌어들여…"패자는 없다" 평가도


SM엔터테인먼트(041510)(이하 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두고 카카오(035720)와 하이브(352820)가 '쩐의 전쟁'을 벌인 가운데 승자는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최근 주가 급등에 카카오의 공개매수가가 15만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12만원에 지분 14.8%를 넘긴 이 전 총괄이 '싸게 넘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엔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에스엠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하이브는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고, 하이브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결정으로 카카오와 하이브의 지분 인수 경쟁은 종료됐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사들인 에스엠 주식 4.9%에 26일까지 진행하는 공개매수를 통해 35%를 추가로 사들여 총 39.9%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계획이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카카오와 하이브 모두 큰돈을 썼다는 점에서 '쩐의 전쟁'이라고 불렸다. 하이브는 지난달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사들였다. 이 전 총괄과 가족이 보유한 에스엠 자회사 드림메이커 및 에스엠브랜드마케팅 지분의 700억원 인수 건을 포함하면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를 위해 계열사에서 3200억원을 단기 차입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에 10년간 100억원 지원과 이 전 총괄의 남은 주식 3.6%의 매수청구권 부여에 대한 계약도 남아있다. 

카카오도 지난달 지분 9.05%를 약 2170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오는 26일까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에스엠 지분 최대 35%를 주당 15만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총 인수금액은 1조2500억원으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절반씩 투입한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자금 문제를 지적했지만, 카카오는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카카오의 현금 보유량은 지난해 12월 말 연결 기준 약 4조8000억원이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 약 1조2000억원을 더하면 약 6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연초 사우디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1조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 중 타법인 취득 자금으로 5800억원을 배정했다. 투자금 중 9000억원은 지난달 24일 카카오에 납입됐다.

카카오 지분 15% 이상(15.78%)을 보유한 하이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에 하이브가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할 수도 있다. 자본시장법상 카카오는 공개매수를 시행한 지 6개월 내에 블록딜 형태로 지분을 취득하는 것은 제한된다. 다만 하이브 관계자는 회사가 보유한 SM 지분의 향방에 대해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에스엠 지분 전쟁의 승자는 이수만 전 총괄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전 총괄이 원하는 금액으로 알려진 8000억원 수준에 미치지 못한 점, 최근 주가 급등에 카카오의 공개매수 가격이 15만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더 비싸게 팔 수 있었다'라는 아쉬움도 나온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지분 경쟁'이란 주가 상승 요인이 사라져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전 총괄의 거래는 '괜찮았다'고 평가받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에스엠 주가가 카카오 공개매수가 끝나고 하이브와 카카오의 지분 인수전 이전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전 총괄의 거래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승자의 저주에 빠진 회사가 없다는 점, 앞으로 협력을 통해 카카오, 하이브, 에스엠 모두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정은 시끄러웠지만 결과는 모두에게 만족스러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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